17개 업종 중 14개 이익 감소...연간으로도 역성장 전망

최형석 기자 2023. 5. 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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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 /연합뉴스

12월 결산 622개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3.6%로 작년(8.1%)보다 4.5%포인트 줄었다. 1000원짜리 제품을 팔았을 때 원가와 인건비 등을 빼면 36원만 벌었다는 뜻이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2.7%로 작년 1분기(6.8%)보다 4.1%포인트 감소했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 매출에서 비율이 9%를 웃도는데, 1분기 영업이익이 95%나 급감한 삼성전자를 빼더라도 전반적인 성적은 저조했다. 삼성을 제외한 상장사들 1분기 매출은 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 48% 줄었다.

코스피 17개 업종 중 기계·통신업·운수장비 등 3업종만 1분기 영업이익·순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늘었다. 14개 업종은 이익이 작년보다 줄었다. 특히, 의료정밀은 모두 적자 전환했고,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는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 순이익은 98% 급감했다. 1분기 6조3000억원 영업적자를 낸 한국전력이 포함된 전기가스는 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적자가 지속됐다.

순이익 흑자를 거둔 기업은 470곳(76%)으로 작년보다 19곳 줄었다. 반면 적자 기업은 152곳으로 19곳 늘었다.

빚도 늘었다. 부채 총액을 자기 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3월 말 115%로 작년 말(113%)보다 3개월 만에 2%포인트 높아졌다.

◇3高 지속에 연간으로도 역성장 전망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로 원자재와 인건비, 자금 조달 비용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한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는 2020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10차례 총 3%포인트 올라 연 3.5%를 유지 중이다. 지난 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해 현 금리 수준이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7%로 1년 2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지만,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 설탕 등 원자재 가격도 오름세라 안심할 수 없다.

작년 11월 달러당 1400원대를 넘어선 환율은 올 초 1200원대로 내려왔지만, 3월 이후로 1300원대로 다시 올랐다.(원화 약세) 고환율은 에너지 등 수입 물가를 높여 기업 실적에 부정적이다.

PC·스마트폰·서버 등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업종의 수요가 얼어붙고 과잉 공급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재고는 급증세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재고 자산은 작년 말 29조원으로 전년 대비 77%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결국 지난달 25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선언했다.

반도체 경기 부진이 더해져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에서 한국은 1분기 78억4000만달러(약 10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수출액은 작년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1992년 대중 수교 이후 31년 만에 연간 기준 적자가 우려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높은 금리와 물가로 생산 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들이 이중고를 지고 있다”며 “여파는 최소 2분기까지 이어져 연간 실적도 역성장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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