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출시했지만…통신 3사 , 5G 중간요금제 실효성 논란 이어져
그러나 기존 요금제에 부가 혜택 서비스를 받는 소비자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신규 5G 중간요금제에 대한 실효성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존 요금제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데이터 제공 혜택을 받는 것이 가능하기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통신3사의 가격차이가 없어 사실상 요금 담합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통신3사는 최근 공개된 5G 중간요금제가 성별과 연령, 사용 패턴 등을 모두 고려한 합리적인 요금제라고 항변하고 있다.
▶나란히 중간요금제 선보인 통신 3사, 실효성은?
통신3사 중 가장 먼저 5G 중간요금제를 선보인 곳은 SK텔레콤이다.
지난 3월 23일 새 요금제를 선보인 SK텔레콤의 중간요금제는 지난해 출시된 바 있는 월 5만9000원(데이터 24GB)인 데이터 베이직플러스 요금제를 기본으로 한다. 기존 요금제에 사용량 증가에 따른 추가 데이터 구매 옵션을 제시하는 형태로 요금제를 넓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본 데이터를 소진하고 난 뒤 3000원(13GB), 5000원(30GB), 7000원(50GB), 9000원(75GB) 등 추가로 데이터 구매를 구매하는 식이다.
KT가 6월 출시할 것이라 밝힌 5G 중간요금제는 월 6만3000원(50GB), 월 6만5000원(70GB), 월 6만7000원(90GB) 등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2일 5G 중간요금제를 내놨다. 월 50GB, 80GB, 95GB, 125GB를 각각 6만3000원, 6만6000원, 6만8000원, 7만원에 쓸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는 일반 요금제와 비교해 약 30% 저렴한 80GB(월 4만6000원), 95GB(월 4만7500원) 데이터를 제공한다.
하지만 통신3사의 신규 5G 중간요금제를 두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먼저 SK텔레콤의 다이렉트 5G 요금제는 4만2000원으로 새로운 5G 중간요금제와 동일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6만2000원(베이직플러스+3000원 추가 결제)을 내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도 있다.
KT 역시 온라인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한 5G 다이렉트 요금제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기본 데이터 제공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T의 5G 다이렉트 44 요금제는 4만4000원으로 30GB의 기본 데이터와 기본 데이터 소진 시 최대 1Mbps 속도제어로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며 55 요금제는 200GB와 최대 5Mbps의 속도제어가 적용된다. LG유플러스 역시 온라인 전용 가입 요금제가 이미 출시돼 있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특정 연령대는 가입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렴하고 합리적인 요금제 출시 바랐던 소비자 기대와 온도차
소비자연맹과 시민단체는 통신3사가 내놓은 5G 중간요금제를 두고 본래 목적과 달리 실효성이 매우 낮다고 주장한다. 75종에 달하는 중간요금제가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고 있으며 데이터 제공량이 낮을 수록 1GB당 단가가 비싸진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연맹은 통신3사의 중간요금제와 기존 요금제들의 가격 및 데이터 제공량을 조사한 결과 중간요금제 출시로 기존에 비어있던 데이터 제공량 20GB~100GB 사이 요금제는 채워졌지만 중간요금제 시작 가격 자체는 이통3사가 기존에 출시한 온라인 요금제보다 여전히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데이터 제공량 200GB인 온라인 요금제의 월 요금은 5만원대다. 이와 달리 5G 중간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이 30GB의 월 요금은 6만원보다 높다. SK텔레콤의 온라인 요금제 '5G 언택트 52'(200GB)는 월 4만9000원, KT '5G 다이렉트 55'(200GB)는 월 5만5000원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또 새롭게 출시한 중간요금제가 기존 요금제보다 비싸게 책정돼 중간요금제 출시로 소비자들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에 실효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국소비자연맹은 "5G 요금제 시작점은 여전히 높으며 요금제들이 지나치게 복잡해져 소비자가 통신요금을 선택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비자들이 불편과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추가적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도 이통사들의 5G 중간요금제 출시 직후 "통신3사의 새로운 중간요금제는 비싼 기본요금은 그대로 둔 채 데이터 양만 일부 조정한 것으로 기존 중간요금제와 차이가 없다"면서 "저렴하고 합리적인 요금제 출시를 바랐던 소비자들의 기대와 온도차가 있다"고 밝혔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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