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후쿠시마 시료채취, IAEA 역할…韓시찰단은 절차 확인”
가상자산도 공직자 재산신고 포함 요구에 "논쟁 될 것이라면 포함"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에 "'월소득 1000만원 이하면 이자 탕감' 신중해야"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가 다음 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오염수 방류 시찰단을 파견하는 것과 관련해 "절차, 시설, 계획, 결과 등이 합리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역할이 제일 크다"라고 18일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시찰단에 민간인 참여가 배제됐고 오염수 채취가 어려운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는 질문에 "시료를 떠서 검사를 그 자리에서 하는 것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일본이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IAEA 검증에 원자력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깊게 참여해 모든 과정과 결과를 다 보고 있고, 이 검증에 참여하는 전세계 4개 연구소 중 한 곳으로 한국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 절차와 시설에 대한 의문점을 다시 한번 물어가면서 확인하는 절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최근 자신이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을 면담한 것도 언급했다.그는 "그로시 총장은 '우리(IAEA)가 수십 년 동안 축적한 명성과 전문성에 어긋나는 결정을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오늘내일 검사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계속 그 문제에 참여할 것이며 한국의 연구소와 전문가를 같이 포함시키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자신도 그로시 총장에게 "한국과 정보공유를 잘해달라", "(방류가) 앞으로 10년 가까이 이뤄지는 만큼 모든 것을 IAEA가 계속 모니터링 해달라", "IAEA 회원국으로서 한국이 제기하는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달라"는 등의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배석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현재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IAEA와 세계 연구소들이 시료를 공유하면서 교차 검증을 하고 있는데 한국만 시료를 별도 채취한다는 요구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방 실장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IAEA 검증에 동참하는 것을 거론하며 "한국 연구소가 동참 연구소 기준에 들어간 것만 해도 검증 능력의 객관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실장은 또 "민간 전문가를 믿을 수 없어서 시찰단에서 배제한 것이 아니라 대표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정부출연 연구소 관계자도 충분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 총리는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 투기 논란으로 도입 필요성이 대두된 공직자의 가상자산 재산신고와 관련해선 "가상자산이 논쟁이 될 것이라면 (재산 기준에) 그런 것을 집어넣는 것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먼저 가상자산법 입법 논의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을 화폐로 인정할 것인지 계속 검토해 적절히 입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들도 일정 규모 이상의 귀금속은 재산신고에 포함하게 돼 있다"며 "논쟁이 되는 여지를 없애는 쪽으로 하는 것이 맞다"라고 했다.
한 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상임위에서 단독으로 처리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정부 정책 방향과 일치하는지 더 신중하고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야당안은) 소득분위 8구간 이하, 환산 월소득이 1천만원 이하면 이자상환 유예가 아니라 탕감을 해주자는 것"이라며 "8구간까지 올라가는 분들은 자체 능력이 있다고 보고, 약자에 대해서는 두텁게 보호하자는 것이 정부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은 현재도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에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주는 등의 조치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며 "이미 대학생에게 국가 돈으로 연 1.7%의 저금리 대출을 내주는 것도 '대학 안 간 사람은 어떻게 되느냐'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이란 대학생이 대출받아 학교에 다니다 졸업 후 소득이 생기면 원리금을 갚게 하는 제도다. 기존 제도라면 원리금 상환 개시 전에 붙는 이자도 모두 갚아야 한다.
또 한 총리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정부가 가장 힘든 대내외 환경에 직면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이 굉장히 심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어려운 대내외 여건) 와중에도 새로운 정부가 생각하는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기존 정책 가운데 과감하게 전환할 것은 전화하고자 노력했던 한 해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 총리는 지난해 5월23일 취임했다.
한 총리는 다만 개혁 추진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개혁 과제들을 추진할 때 국민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못했던 적은 없었다"면서도 "(정부의 뜻이) 제대로 전달이 안 돼 추진동력을 어렵게 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중요한 이슈일수록 정부에서 먼저 국민들을 설득하고 공론화하고 나서 이를 추진해 나가는 게 옳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지난 1년간 대통령과 22차례 주례회동을 가졌고, 현장행보를 74차례 했다. 25차례 기자간담회와 17차례 TV·라디오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총리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전격 교체된 것을 두고 경질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큰 의미가 있느냐"면서도 "탈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등 좀 더 추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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