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보다 더 심각"… 野, 뒤늦게 김남국 제소
이재명 "책임 엄중히 물어야"
비명계 "조치 미흡하고 늦어"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거액 코인 투자 논란으로 혼돈에 빠진 민주당이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20·3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당의 늑장 대응이 계속되면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책임론이 확산하자 칼을 빼든 것이다.
민주당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대표 직접 지시로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를 결정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국회의원이 엄중히 준수해야 할 공직자 규범이 있다"며 "상임위 활동 중 코인 거래를 한 것은 김 의원이 인정한 만큼 그와 관련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윤리위 제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과 관련해 검찰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가 시작되자 자체 진상조사의 실효성이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윤리위 제소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와 지도부가 김 의원의 윤리위 제소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비명(비이재명)계를 비롯해 당내 지도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위기의식은 여전하다.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에서 김 의원을 제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의총 결의안에 김 의원 제소를 포함하려다 지도부 논의 과정 중 막판에 뺐던 상황에서 3일이 지나 윤리위에 제소한 것도 결국 늑장 대응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론에 못 이겨 등 떠밀리듯 윤리위 제소를 결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코인 논란이 중도층 이탈을 불러온 '조국 사태'보다 더 심각하다는 위기의식이 감지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조사(신뢰 수준 95%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에 따르면 18~29세의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12%포인트 급락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조국 사태 시즌2라는 표현에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밝혀진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국회의원이 2~3년 사이에 코인 투자를 통해 10억원 가까이 재산을 늘렸다는 자체가 국회의원 직무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보다 더 악성이라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더 안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YTN 라디오에서 "국민 시각으로 볼 때 굉장히 조치가 미흡하고 늦었다.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운 기자 /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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