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방 창업주 박주환이 수집한 한국화…국립현대미술관 전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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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의 한국화 전문 화랑인 동산방화랑의 창립자 동산 박주환(1929∼2020)이 수집한 한국화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18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현재 동산방화랑을 운영하는 아들 박우홍 대표는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한국화 154점 등 회화 198점과 조각 6점, 판화 4점, 서예 1점 등 총 209점 등 아버지의 컬렉션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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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서울 인사동의 한국화 전문 화랑인 동산방화랑의 창립자 동산 박주환(1929∼2020)이 수집한 한국화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18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전통 표구 기술의 대가로도 꼽혔던 박주환은 1961년 인사동에서 동산방 표구사를 시작했고 1974년에는 동산방화랑을 열었다.
현재 동산방화랑을 운영하는 아들 박우홍 대표는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한국화 154점 등 회화 198점과 조각 6점, 판화 4점, 서예 1점 등 총 209점 등 아버지의 컬렉션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박 대표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는 평생을 일한 미술계에 작게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평소 말씀하셨고 그런 뜻을 잇기 위해 형제들끼리 뜻을 모았다"면서 "미흡하지만 50∼60년 이상 미술계 업에 종사했던 사람의 작은 발자취를 남긴다는 의미에서 작품을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기증작 중 192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한국화의 변모와 실험의 단층들을 보여주는 대표작 90여점을 시대에 따라 4개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1부 주제는 옛 그림을 연구해 새 그림을 그린다는 의미의 '신구화도'(新舊畵道)다. 1923년 이상범, 노수현, 변관식, 이용우가 조직한 '동연사'는 '신구화도'를 목표로 내걸고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과 근대화를 모색했다.
전시에서는 근대적인 미술 교육기관인 서화연구회를 만든 김규진의 대나무 그림 '풍죽'과 김진우의 8폭 병풍화 '묵죽', 이용우의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畵. 구리로 만든 그릇이나 도자기에 꽃과 과일, 채소 등을 배치해 그린 일종의 정물화), 변관식의 '추경산수' 등을 볼 수 있다. 1926년 제5회 조선미술전람회 출품작인 이상범의 '초동'은 1977년 박주환이 재정난을 겪고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을 돕고자 기증한 것이다.
2부에서는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전통 화단의 계보를 잇고 한국화의 정체성을 형성하려 노력했던 작가들을 살핀다. 이들은 국내 미술대학이 설립된 이후에는 동양화과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현대 한국화의 교육적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서예'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한 손재형의 '석죽'을 비롯해 이응노, 허건, 배렴, 정종여, 장우성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소나무 아래에서 바위에 기대 달을 감상하는 인물을 묘사한 '송하인물'은 정종여가 소나무, 김기창이 인물, 이상범이 그림과 부합하는 화제(畵題)를 써 완성한 합작품이다. 채색화의 명맥을 이었던 정은영의 '모란과 나비', 장우성의 '기러기', 천경자의 제자였던 유지원의 '귀가' 등도 2부에서 소개된다.
3부는 국내 미대 동양화과에서 공부하고 1960년대 이후 현대 한국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했던 작가들을 살핀다. 동산방화랑은 당시 청년화가들의 활동에 주목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활동 플랫폼을 제공했다.
서세옥의 '도약'은 잉어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담은 '약리도'(躍鯉圖)나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된다는 고사를 표현한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수묵담채화다. 김은호에 이어 미인도의 대가로 불렸던 장운상의 '한일'은 가로 길이가 2.6m를 넘는 대형 작품으로, 작품 크기나 과감한 색채 등에서 현대적이다.
전시는 지필묵(紙筆墨.종이와 붓과 먹)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작업한 작가들과 한국화의 화법적 질서나 동양적 미감을 적용한 서양화와 판화 작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기증으로 미술관의 한국화 소장품 수가 총 1천542점이 됐다"면서 "보다 폭넓은 한국화 연구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2월12일까지. 무료 관람.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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