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실적, 2분기가 바닥"… 조선업 어깨 좀 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상장사 절반은 예상치 상회
2분기 전망은 다소 엇갈려
반도체·석유 등 '부진 터널'
호텔·제약업은 호실적 전망
올 1분기 상장사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장사 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이상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다만 시장 전망보다는 소폭 개선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되면서 2분기 이후에 대한 눈높이도 미약하지만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2분기까지 반도체 등이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업종 등에서 개선이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국내 상장사 152곳의 2분기 매출은 489조1318억원으로 전년 동기(490조30억원) 대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9조1876억원으로 전년 동기(39조8527억원)에 비해 51.9%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 세계 경기 부진 여파로 상장기업 실적 부진이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높은 금리와 물가로 생산비용 부담이 커져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는 최소 2분기까지 이어져 연간 실적도 역성장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 수치(18조6035억원) 대비 3.1% 높아진 것이다.
이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한 영향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232곳 가운데 119곳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실적 전망치보다 높게 나왔고 113곳이 낮게 나왔다. 실제 1분기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2배 이상 잘 나온 곳은 LX하우시스 한전기술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실적이 예상에 비해 선방하면서 분기 실적 눈높이를 조금씩 올려 잡고 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현재 3주 연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마무리된 1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그동안의 전망치가 과도하게 하향 조정돼 있었음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 2분기 실적 전망은 제각각이다. 반도체 실적은 2분기에 더 나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2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1분기 6402억원에 비해서도 절반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3조2909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영업이익 4조1926억원)보다 크게 감소하고 1분기 영업손실(3조4023억원)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많이 거둔 석유·가스와 금속·광물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작년 2분기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에는 75% 이상 감소해 각각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2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거뒀지만 올해 4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선업계는 오랜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와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작년 2분기 영업적자였지만 1분기에 각각 800억원대, 3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호텔·레저와 제약도 호실적이 전망됐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카지노 기업인 파라다이스와 GKL은 2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제약회사도 마찬가지다. 2분기 녹십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03억원, 한미약품은 37% 늘어난 43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상장사 1분기 실적 통계를 발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622곳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97조3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5조1657억원으로 52.8% 줄었다. 순이익도 18조84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7% 감소했다. 상장사 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이상 급감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코스피보다는 덜하지만 마찬가지다. 코스닥 상장사 1115곳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은 67조63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조4902억원과 2조4950억원으로 각각 42.2%, 26.3% 감소했다.
[박윤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대만보다는 일본이 더 좋다”…세계 최고 부자의 선택, 이유는 - 매일경제
- 배달 음식 포장지에 ‘尹 퇴진’ 스티커가…“돈쭐 내자” vs “신고해야” - 매일경제
- “더워서 대박났다”…5월 때이른 고온에 판매 불티난 제품들 - 매일경제
- [단독] 정부 “K배터리 3사, 수주액 1000조 시대” - 매일경제
- “커피 말고 ‘자허블’ 주세요”…스타벅스서 7천만잔 팔린 이 음료 - 매일경제
- 한국은행 합격했는데, 인생 망했네…‘쌍둥이’ 금감원 대리시험 적발 - 매일경제
- 경찰, 남태현·서민재 ‘필로폰 혐의’ 구속영장 청구 - 매일경제
- [모자이크 코리아] 입시 뺨치는 韓영주권 … 500시간 공부해도 합격률 40%대 - 매일경제
- [단독]“못사서 안달났다”…‘지드래곤車’ 한정판 BMW, 8대에 916명 몰려 - 매일경제
- 토론토 단장 “류현진, 현재 불펜 소화중...다음달 타자 상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