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CF100 인증제도 만든다"…삼성·SK·LG도 환영

최민경 기자 2023. 5. 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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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CFE(Carbon Free Energy) 포럼 출범식을 열었다./사진=최민경 기자

정부가 삼성, SK, LG 등 대기업과 함께 전체 사용 전력을 원전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로 충당하는 CF100(무탄소전원 100% 사용) 국제 표준화에 시동을 건다. 연내 무탄소 에너지 인증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엔 시범사업도 진행한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산업현장에서 CF100으로의 체제 전환을 가져가는 데 공감대를 만든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CFE(Carbon Free Energy) 포럼 출범식을 열었다.

포럼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에너지 수요기업, 업종별 협·단체, 발전공기업과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등 에너지 민간기업이 참여했다. 공급과 수요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업들이 CF100을 논의하는 그림이다.

CF100은 '24/7 CFE'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매일 24시간, 일주일 내내 무탄소 에너지만 사용하는 글로벌 무탄소 운동이다. 유엔 에너지(UN Energy)와 유엔 산하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 등이 공동 추진하는 국제 캠페인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 등이 동참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을 지향하는 RE100을 탄소중립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국토가 좁고 일조량과 바람이 부족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제약이 크다. 지난해 기준 국내 태양광 발전비용은 미국의 3배, 영국의 2배에 달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국내 여건 특성상 RE100보다 원전과 수소연료전지까지 포함한 CF100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RE100은 의미 있는 캠페인이나 우리 여건상 기업에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무탄소 에너지 개념을 활용한 포괄적 접근을 통해 우리 현실에 맞는 정책과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우리 현실에 맞는 무탄소 에너지 인증체계를 미리 검토하고 향후 국제기준 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정부는 연내 무탄소 에너지 인증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엔 시범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말 CFE 인증제도 법제화에 착수한다.

정부와 기업이 가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무탄소 에너지 확산을 위한 국제적인 공감대 형성 노력도 병행한다.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 다자경제협력체를 통해 제도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ISO(국제표준기구) 인증 등 국제 표준화 작업도 본격화한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동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한 많은 원전 보유국의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국제적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며 "우리 스스로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위원은 "기업들이 사용한 무탄소 에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인증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인증 방법과 인증 주체, 인증 제도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 세부사항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일본 등 한국과 비슷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과 양자협의에서 CF100을 의제화하기 위한 협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는 모두 혜택을 주는 중립적인 접근법을 도입했다. 일본은 비화석 전력 의무화제도를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2012년 발전차액계약제도를 도입하면서 원자력을 지원대상에 포함했다.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은 "수출 제조업체들은 재생에너지 조달이 화급한 사안인데 수소나 원전 등 국내 무탄소 에너지 산업의 이해관계자가 협력하면 어려운 부분을 타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SK하이닉스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CFE 포럼은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내부 운영기구 정비를 통해 7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기후위기 대응과 안정적·경제적 에너지 공급이라는 두 가치를 조화롭게 추구하면서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 방향을 마련한다는 원칙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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