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청원 올린 교직원 협박 극단선택하게 한 교사 '벌금→징역형'

국민신문고에 올린 당사자 찾아내 협박…법원 집유1년 선고
개인정보 제공한 전남교육청 공직자 벌금 200만원

광주 지방법원./뉴스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성범죄 전력자가 교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국민신문고에 올린 학교 직원을 찾아내 협박한 교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학교 직원은 가해자의 협박에 우울증을 겪으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광주지법 형사3부(재판장 김성흠)는 상해, 정보통신망 이욕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A씨(64)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와 함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B씨(46)에 대한 원심도 파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전남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던 A씨는 지난 2018년 4~5월쯤 학교 직원인 C씨를 수차례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강제추행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학교로부터 '사립학교 교감 자격연수대상자'로 추천됐다.

이에 C씨는 'A씨는 성범죄 혐의가 있다. 교감이 돼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국민신문고에 게재했다.

A씨는 교감 승진에서 탈락했다.

A씨는 전남도교육청 공직자인 B씨로부터 청원서 내용을 전달 받아 C씨가 해당 글을 올린 것을 알게 됐고, 수차례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A씨의 협박에 의한 스트레스에 우울증까지 겪게 됐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공포심,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 그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해 유족들의 정신적 고통과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B씨도 개인정보를 누설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