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궤도 오른 한일관계 과제는…"새로운 비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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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 전문가와 언론인들이 한일 정상의 상호 방문 등 최근 한일관계 정상화 흐름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전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는 북한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전략경쟁, 공급망 위기 등을 거론하며 "한일관계라고 하는 것은 공동의 위협 인식을 공유할 때 좋아졌다. 경제, 안보에 있어서 지금이 그런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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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한일 양국 전문가와 언론인들이 한일 정상의 상호 방문 등 최근 한일관계 정상화 흐름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전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과거사 등에 공동의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면서도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양국이 새로운 '공동의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로 제시됐다.
연합뉴스와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연우홀에서 '한일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를 '한일 전략포럼'을 주최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일 간 새로운 국제정세와 한일 양자 관계의 구조적인 전환을 반영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전략경쟁, 공급망 위기 등을 거론하며 "한일관계라고 하는 것은 공동의 위협 인식을 공유할 때 좋아졌다. 경제, 안보에 있어서 지금이 그런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2025년 6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한일 신시대 공동선언의 '버전 2'를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트랙 1.5(반관반민)나 트랙2(민간) 위원회를 발족시키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컵에 반을 채우는 과정'이 중요한 공동의 과제라며 일본 피고기업의 반성과 사죄, 자발적 기여에는 "일본이 느끼는 것 이상으로 한국에서는 대단히 큰 국민적인 기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사견을 전제로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한 데는 긍정적 평가 속에서도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나름대로 어렵게 개인적 소신을 표명했다고 본다면 평가할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한국 국민 눈높이에서 발언이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 부분에 대한 일본 측 대응은 계속 문제의식을 갖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는 해당 발언에 대해 "(기존 담화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는 어떤 의미에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정형화한 것"이라며 "기시다 총리는 여기 덧붙여 총리 자신의 성의를 보인다는 관점에서 다른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상으로 참여한 엔도 켄 도쿄대 교수는 과거사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에서는 굉장히 신경 쓰는 문제가 일본에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이 있고 반대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각각이 신경 쓰지만 서로 의식하지 않았던 문제를 먼저 서로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서로 인식을 확인하는 자리, 기회가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안보 협력에 관해서는 정보교류부터 가능한 영역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니시노 교수는 "정보교류를 확실히 추진한 이후에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 관련 한미일 3국 협력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너무 서두르지 않고 우선 가능한 정보교류를 철저히 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정보공유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며 "양측이 협력 가능하고 협력해야 할 제1순위의 위협이 무엇인가에 대한 공동의 위협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외교부 차관보를 지낸 심윤조 국민대 특임교수는 한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조만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새로운 시대에 한국이 미·일과 함께 세계전략에 동참하는 과정에 있어 '서론'이 완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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