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300㎏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져도… 관계자 모두 실형 면해

2심 재판부가 평택항 대학생 사망 사고 관계자들 모두에게 집행유예 선고를 내렸다. 사진은 故 이선호씨의 발인식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모습. /사진=뉴스1

평택항 부두 개방형 컨테이너 내부작업을 하던 과정에서 무게 300kg가량의 날개에 깔려 숨진 이선호(당시 23살)씨 산재사망사건 관련 재판에 넘겨진 관계자들이 항소심에서도 금고 및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박평수)는 이날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원청업체 동방 관계자와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이 사건 1심은 원청업체인 동방 평택지사장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회사 팀장과 대리에게 금고 5월과 6월, 하청업체 소속 직원과 사고 당시 지게차 운전기사에게 금고 4월과 8월을 각각 선고하고 이들 모두에게 집행유예 2년을 명했다.

1심 이후 동방 관계자들과 검찰 측 모두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 원심판결 선고 이후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고 이선호 씨는 지난 2021년 4월22일 평택항 부두 개방형 컨테이너 내부작업을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날개에 깔려 숨졌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 컨테이너 작업을 진행하려면 사전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안전조치 방안 등을 마련해 작업해야 한다. 그러나 이씨가 투입된 작업은 사전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범행 경위와 피해 정도를 고려해달라"며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같은 회사 소속 직원 등 2명과 하청업체 직원, 지게차 운전기사 B씨 등에 대해서도 각각 금고 1년6월~2년을 구형했다.

방민주 기자 minju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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