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가부 장관, ‘성평등 후퇴했다’ 비판에 “이념적 접근일 뿐” 반박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경력단절, 군복무로 인한 문제 해결 방안 마련하고 있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취임 1주년을 맞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성평등 정책이 후퇴했다’는 여성단체들 주장에 대해 “이념적인 접근에서 나오는 얘기로,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반박했다.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여가부 기자실에서 김 장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 장관은 이날 “정말로 양성평등을 실현하려면 정치, 경제 영역에서 여성의 참여가 높아져야 하는데 저는 이 두 가지를 이루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광화문에 모여 김 장관을 ‘성평등 걸림돌’로 규정하고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김 장관은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고 성차별을 ‘젠더갈등’으로 틀 짓는 혐오정치에 동조했다”라며 “지난 1년간 정부 정책에서 ‘여성’은 지워지고, ‘성평등’은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김 장관은 “이념적인 접근에서 나오는 얘기라서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여성 지우기’, ‘성평등 걸림돌’ 등은) 좀 너무 과한 표현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별임금격차 1위의 불명예에 머물러 있는 것에 대해 김 장관은 “가장 큰 것은 경력 단절 때문”이라며 “기업 입사, 승진 단계에서 성별 비율을 공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를 실시하고 일·가정 균형을 이루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양질의 일자리 진입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범정부 여성 인력 양성 협의체에서 논의 후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정책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세대에 따라 성별 불평등을 느끼는 지점이 다른만큼 해결방법도 차별화돼야 한다고 했다. 젊은 세대의 경우 남성은 군대 문제에서, 여성은 직장 생활에서 불평등을 느낀다는 것. 그는 “남성의 경우 금전적 보상과 함께 취업에 필요한 지원을 패키지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날 7주기를 맞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는지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김 장관은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여성에 대해 이뤄진 부분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고, 남성에 대해 이뤄지는 부분은 남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것이 젠더 갈등처럼 비화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염려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용어를)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번 정부에서 권력형성범죄, 디지털 성범죄,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범죄를 ‘여성폭력’이 아니라 ‘5대 폭력’이라고 규정해 국정에서 ‘여성’을 지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김 장관은 “(보도자료나 공문서 등) 필요한 곳에서는 ‘여성폭력’이라는 단어도 중간중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폭력 피해자를 잘 지원하는 것은 국정과제고, 이를 약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