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선발등판→2군행→1이닝 퍼펙트 '클로저 오승환'이 돌아왔다! '좌승현 빠진 뒷문을 부탁해' [대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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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그러나 극심한 부진에 선발로도 변신했던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 드디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오승환은 왜 마무리 상황, 혹은 이기는 상황이 아닌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 등판했을까.
시즌 초반 불안한 투구로 마무리 자리를 좌완 이승현에게 넘겼던 오승환은 이후 극약처방으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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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팀이 2-8로 크게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15구를 던져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다만 의아함이 남았다. 오승환은 왜 마무리 상황, 혹은 이기는 상황이 아닌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 등판했을까.
이날 삼성은 선발 원태인의 6이닝 1실점 호투 속에 6회까지 2-1로 리드하고 있었다. 문제는 7회초였다. 2번째 투수 김태훈이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 잡아내는 동안 3피안타 1볼넷으로 1실점한 뒤 1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우규민에게 공을 넘겼다. 우규민도 안타 2개를 맞고 2실점했고 우완 이승현은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스리런 홈런을 내주며 경기 양상이 급격히 기울었다.
8회초 문용익이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9회초를 앞두고 라이온즈파크에 오승환의 등장곡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울려 퍼졌다.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시점의 등판.
박진만 감독을 통해 오승환이 왜 승부가 넘어간 상황에서 등판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세이브 상황이면 무조건 올라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중간에 불펜에서 방화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9회에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올렸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투구는 달라져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저번보다 킥이 힘있게 나오는 등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며 "심적으로도 그렇고 준비도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인 374세이브, 나아가 400세이브를 노리는 오승환은 다시 마무리 자리로 돌아간다. 오승환이 부진했을 때 임시 마무리를 맡았던 왼손 이승현이 빠졌다. 박 감독은 "좌완 이승현과 상황에 따라 같이 마무리로 쓸 계획"이라면서도 "이승현이 몸에 약간 이상이 생겨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허리 쪽 불편함이 있어서 며칠 못 던질 것 같아 휴식 차원에서 조치를 취했다. 당분간은 오승환이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으니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세이브 상황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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