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웹 콘텐츠까지…부활하는 토크쇼[스경연예연구소]
과거 봄, 가을 두 번의 정기개편을 통해 프로그램을 교체해왔던 방송가의 관행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시즌제 프로그램의 발달과 대중의 취향이 재미없는 프로그램의 6개월을 견뎌주지 못하기 때문에 방송사들은 수시로 새 프로그램을 편성해 기호에 부응한다.
최근 들어 생긴 뚜렷한 경향성은 관찰 카메라를 기반으로 한 관찰 예능에서 스튜디오 예능 특히 토크쇼의 부활 기세가 역력하다는 점이다. 실제 신설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2000년대 중후반 유행했던 토크쇼의 형식을 많이 따르고 있고, 최근 TV 예능 영감의 원천이 되는 웹 예능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다.
최근 SBS는 ‘강심장’의 부활을 알렸다. ‘강심장 리그’로 새롭게 명명된 프로그램은 2011년 막을 내린 원조 프로그램 이후 12년 만에 부활한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방송한 ‘강심장’은 당대 스타 토크쇼의 흐름을 이어받았다.
KBS에는 ‘스타 골든벨’이 있었고, MBC에는 ‘세상을 바꾸는 퀴즈’가 있었다면 SBS에서의 ‘집단 토크’ 프로그램의 인기는 ‘강심장‘이 이었다. 당시에는 개인전이었던 형식이 이번에는 강호동과 이승기가 팀을 나눠 출연자들이 온라인 방청객들로부터 투표를 받아 토크의 재미를 평가받는다.
MBC는 다음 달 첫 방송하는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를 준비 중이다. 개그맨 이용진과 조세호 그리고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모델 겸 방송인 주우재, 방송인 유병재가 출연한다. 이들은 출연자가 제안한 ‘안하던 짓’과 관련한 다양한 토크를 벌인다. 매회 과제를 주고 야외촬영도 병행하면서 외연도 확장할 계획이다.
사실 이러한 ‘집단 토크’ 토크쇼의 부활은 최근 조금씩 기미가 보이던 상황이었다. MBC에서 지난해 12월 파일럿 형태로 방송됐던 ‘혓바닥 종합격투기-세치혀’(이하 세치혀)는 지난 2월 말부터 정규편성돼 방송돼 오고 있다.
아직 1%대의 시청률이 성과면에서는 아쉽지만, 유튜버를 비롯한 다양한 입담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을 지상파의 영역으로 끌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웹 예능 등 이른바 ‘재야’에서 입담을 인정받던 풍자, 박세미, 이창호 등의 방송인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상파에 안착했다.
장르는 다르지만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심야괴담회’ 또한 비슷하다. 2021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당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심야괴담회’는 2022년 3월까지 첫 시즌, 지난 2월까지 두 번째 시즌을 방송했다. 다음 달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이 토크 프로그램의 특징은 현장에서 많은 방청객이나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참여한 시청자들의 투표를 받는다는 점인데. ‘세치혀’나 ‘심야괴담회’ 모두 투표를 통해 승자를 가리면서 더욱 폭넓은 화제성을 얻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을 최근 프로그램들이 모두 잇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의 뿌리에는 대중들의 즉각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웹 예능 콘텐츠가 토크 위주로 인기를 얻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2010년대 이후 관찰예능에 자리를 잃어버린 토크쇼는 유튜브를 비롯한 웹 예능의 형식으로 분화돼 나갔다. 특히 최근에는 크리에이터 중심의 토크 외에도 유명 방송인들도 웹 예능의 형식을 빌려 토크쇼에 나서고 있다.
개그맨 이용주, 김민수, 정재혁으로 구성된 개그 창작집단 ‘피식대학’은 미국의 토크쇼를 오마주한 ‘피식쇼’를 통해 방탄소년단, 르세라핌 등 인기 K-팝 아이돌 가수들뿐 아니라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 섭외도 성공하는 등 주가를 높였다. 최근 진행된 백상예술대상시상식에서 TV 예능이 아님에도 예능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또한 유재석은 웹 예능 ‘핑계고’를 통해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수다를 그저 선보이고 있지만 인기를 얻는다. ‘뿅뿅 지구오락실’의 멤버 랩퍼 겸 방송인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이나 ‘나 혼자 산다’ 멤버 기안84의 ‘술터뷰’ 등도 유명 방송인의 웹 예능 토크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010년대 들어 토크쇼가 인기를 잃은 이유는 홍보의 장이나 작위적인 내용 등이 진정성 면에 있어서 호응을 얻지 못한 탓”이라며 “지금 웹에서의 토크쇼들은 다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진정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중의 채점 등 스토리텔러의 역량에 기대는 프로그램도 늘어나 토크쇼 자체의 폭이 넓어진 부분도 각광을 받는 이유”라며 “무엇보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가격 대 성능비가 좋은 부분도 토크쇼의 부활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송지효, 악담 또 들었다 “그 머리 할 거면 숍 왜 가” (런닝맨)
- [종합] 이동건, 공개 연애 5번에 의자왕 등극…父 “사겼다 하면 바로” (미우새)
- ‘필로폰 양성’ 김나정 “손 묶인 뒤 강제로 마약흡입 당해” 주장
- ‘정답소녀’ 김수정,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성희롱 악플에 분노
- [스경X이슈] 민경훈, 오늘 ‘아형’ PD와 결혼...강호동·이수근 총출동
- 히밥, 유튜브로 한달 새 1억 벌었다
- [스경X이슈] JX 여운 아직인데… 김준수, ‘BJ 8억 갈취’ 갑론을박→‘Y’ 취재·‘알라딘’ 불똥
- 뉴진스, ‘2024 KGMA’ 대상 “민희진 대표 감사해”
- “정지선 눈, 김구라 턱” 이순실, 직원 얼굴을 어떻게···(사당귀)
- ‘공개 열애’ 김우석♥강나언, 데이트 포착 (‘인싸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