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제주 제2공항 부지에 용암동굴 가능성... 지하수 고갈·지반 침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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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가 제주 제2공항 부지 지하에 대규모 용암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제주지사 시절 "용암 동굴이 발견되면 공항 활주로를 옮겨야 한다"고 한 적 있다.
오영훈 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질의 단면을 직접 확인하지 않는 한 용암 동굴이 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하에 수미터 두께의 송이 층이 있다면 동굴이 있을 가능성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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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가 제주 제2공항 부지 지하에 대규모 용암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단체는 공항이 지어지면 인근 지역 지하수가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와 제주 제2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은 17일 국토교통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월 국토부가 공개한 평가서를 검토한 결과다.
제주 용암 동굴은 제주의 세계유산 3가지(한라산·성산일출봉·거문오름용암동굴계) 중 하나다. 화산 폭발로 생겨난 제주의 지질학적 특성을 잘 보여주며 경관도 독특하기 때문이다. 또 암반이 현무암으로 구성돼 있고 퇴적층이 깊지 않은 특성상 제주는 하천이 적고 담수 대부분을 지하수에서 얻는데, 특히 동굴은 지하수 저장고 역할을 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제주지사 시절 "용암 동굴이 발견되면 공항 활주로를 옮겨야 한다"고 한 적 있다.
환경단체는 국토부가 시행한 지반 시추 결과를 토대로 공항 부지에 동굴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부는 공항 부지의 암반 구성을 확인하기 위해 43개 지역을 시추했는데, 지역별로 약 1.8~9.6m에 달하는 송이·클링커 층이 발견됐다.
송이·클링커는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 것처럼 생긴 암석 구조를 뜻한다. 암석이 부글부글 끓는 용암과 만나 녹고 굳으면서 형성된다. 그런데 송이 층이 수미터에 달할 정도로 발달하려면 용암이 특정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러야 한다. 잠깐 흘러 스치는 것만으로는 수미터나 되는 송이를 형성할 수 없다. 다만 제주 지역 용암은 점도가 낮아 한 지역에 고이지 않고 물처럼 흘러버리는 특성이 있었다.
따라서 지하 동굴처럼 고정된 통로가 있지 않는 한 수미터에 달하는 송이가 발달하기 어렵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오영훈 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질의 단면을 직접 확인하지 않는 한 용암 동굴이 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하에 수미터 두께의 송이 층이 있다면 동굴이 있을 가능성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부지 인근에는 수산굴, 서궁굴, 신방굴, 모낭굴 등 이미 크고 작은 용암 동굴이 분포해 있다. 만일 용암 동굴이 있는데도 그 위에 공항을 지을 경우 지반이 약해져 침하될 수 있다. 또 빗물을 동굴로 유입시키는 숨골이 막히면서 이미 지하수량이 부족해 바닷물이 역류하고 있는 지하수 고갈이 더 가속화할 수 있다. 환경단체는 "국토부가 지반조사 보고서와 모든 시추 위치의 심도별 시료를 공개하고 용암 동굴 존재를 시민사회와 함께 공동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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