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기다리는 초등돌봄 대기 학생 8700명…“모두 돌봄” 추진
특별실·도서관 돌봄 공간 활용하고, 학생수도 탄력 적용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신청했으나 방과 후 돌봄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 8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학기 초에 비해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대기자가 수천명 남아 있는 것이다. 정부는 공간과 인력을 확충해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방과 후 돌봄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4차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초등돌봄 대기 해소와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초등돌봄 대기자 최근 6년간 가장 적지만 아직 부족…”모든 자원 총동원”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학기 초인 3월 3일 초등돌봄 대기자는 1만5340명이었다. 총 31만5638명이 신청했고, 29만9131명이 수용됐다. 대기자 수는 지난해보다 1805명 줄었다. 이후 3월과 4월 정부가 돌봄교실 대기 해소를 적극 추진해 대기자 수가 지난달 말 기준 8700명으로 줄었다. 이는 최근 6년간 가장 적은 숫자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그러나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충남·부산·대전·울산은 돌봄교실 대기자를 전원 해소했고, 경북·전북은 90% 이상 해소했다. 그러나 대기자가 6914명에 달했던 경기는 1342명(19%)만 해소됐다. 경기는 인구 과밀 지역이어서 대기 수요가 쉽게 해소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초등돌봄 대기 해소는 사교육비 절감과 초등 저학년 학부모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등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민생 현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초등돌봄 대기를 적극 해소하겠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먼저 교육부는 학교 여건에 따라 특별실, 도서관 등을 돌봄 공간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돌봄교실당 학생 수는 20명 내외로 제한되지만, 경기와 같은 과밀지역에서는 이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돌봄교실을 늘리고, 학교 기존 공간을 아동 친화적 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돌봄 공간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모듈러 교실 활용도 검토한다. 모듈러는 공장에서 골조, 마감재, 기계 등을 규격화한 건물을 완성해 현장으로 운송한 뒤 조립·설치해 완성하는 건물을 말한다.
공간이 확보되면 돌봄 수요도 따라서 늘어날 수 있다. 교육부는 돌봄 전담사, 퇴직 교원, 실버 인력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돌봄 인력 활용의 근거를 담은 ‘늘봄학교 지원특별법’(가칭)의 제정도 추진한다.
학교 공간에 여유가 없는 경우 교육부는 지역 돌봄·방과 후 기관 등을 적극적으로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인천, 경기, 전북, 경북, 경남, 제주 등에 인근 학교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거점형 돌봄센터를 구축해 주변 학교 돌봄 대기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다.
◇시범 운영 중인 늘봄학교, 2~3개 시·도 교육청 추가
올해 시범운영을 시작한 늘봄학교도 확대한다. 늘봄학교는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아침이나 방과 후에 교육과 돌봄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5개 시 교육청과 214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이지만, 하반기에는 7~8개 시·도 교육청과 300개가 넘는 학교로 늘린다. 늘봄학교는 2025년 전국에서 시행된다.
초등학교 1학년이 입학한 후 학교 적응을 위해 정규 수업 후 희망하는 학생에게 놀이·체험 중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에듀케어 운영 기간은 최대 1학기에서 최대 1년으로 확대한다. 또 방과 후 프로그램 수강 학생 중 희망 학생에게 추가로 방과 후 프로그램 1개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과 후 프로그램 1+1′을 도입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맞벌이,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중심으로 운영 중인 초등 돌봄교실 우선 신청 자격을 다자녀·다문화 가정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2025년 늘봄학교 전국 확산과 연계해 최종적으로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방과 후·돌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신청 자격 단계적 확대 로드맵(2024~2027년)을 수립한다.
이 부총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이들에게 달려 있다. 그리고 교육에 있다”며 “교육부는 우리 아이들 누구나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는 수준 높은 교육과 돌봄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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