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보시 주한日대사 “(日총리 조기 방한은)‘톱다운’정치 주도 아니면 실현할 수 없던 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방한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보시 고이치(相星 孝一) 주한 일본대사는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최근 방한에 대해 "‘톱다운’(하향식) 정치 주도가 아니면, ‘보텀업’(상향식)으로는 결코 실현할 수 없었던 그런 일이 성사됐다"고 평가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연우홀에서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와 연합뉴스 공동 주최로 ‘한·일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주최한 ‘한·일 전략포럼’ 축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월 방일 이후 한국 국내 일부로부터 성의 있는 호응, ‘컵의 절반’을 채우라는 말씀들을 듣는 기회들이 있었다"며 "그 시점에 저는 일단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이달 19∼21일) 결과를 본 다음에 기시다 총리가 한국 방문 타이밍을 검토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것이 불과 2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실현됐다)"면서 "특히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는 아프리카 순방 직후라고 하는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힘든 타이밍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7~8일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한·일관계에 대한 총리 본인의 정치적 의지에 따라 조기에 실현된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이날 포럼 축사에서 "지난 정부 5년간 최악의 상태였던 한일관계가 최근 정상화 물꼬가 트이고 12년 만에 정상 간 셔틀외교까지 재개되는 등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초석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석 사무처장은 또 "아직도 한일 양국 간에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갈등과 현안이 대기하는 만큼 지금부터가 한일관계 미래를 좌우할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이제 양국 국민들이 감성을 이성의 시대로 바꿀 때도 됐다"며 "일본이라면 무조건 반대, 한국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 한 미래는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