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중고폰 보상 '득과 실'...호갱님 될 수도

기기 분실·파손 시 손해...반납 시기·상태 따라 보상금 달라져

(지디넷코리아=윤상은 기자)통신사의 중고폰 반납 프로그램 효용성이 기대 만큼 크지 않고, 이용 방법도 생각보다 복잡해 이용자들의 신중한 판단과 선택이 요구된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통신사에 중고폰을 반납하고 받는 금액과, 고객이 직접 시중에 쓰던 폰을 판매해 얻는 이득이 별반 차이 없거나 경우에 따라 손해일 수 있어서다. 기기를 잃어버리거나, 심하게 망가뜨리면 부가서비스 비용만 날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통신사 별로 보상 기간과 보상금액도 달라 휴대폰 사용 습관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사용(제공=이미지투데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단말기를 교체할 때 기존 기기를 반납하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부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각각 5GX클럽, KT 안심체인지, LG유플러스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통 단말기를 48개월 할부로 구매하고, 24개월부터 사용하던 단말기를 통신사에 반납해 보상금을 받으며 기기를 교체할 수 있다. 단말기를 구매할 때부터 2년 뒤 통신사에 출고가 절반 가격으로 중고폰을 팔기로 약속하는 셈이다.

통신 3사는 단말기 상태, 사용 기간에 따라 최대 50%까지 보상금을 지급한다. SK텔레콤은 19개월부터 25개월까지 출고가의 50%를 보장한다. 26개월차는 출고가의 45.83%부터 시작해 매달 비율을 줄여 31개월차에 30%를 보장한다.

KT는 25개월차에 출고가의 50%를 보장하고 매달 보장률이 5%p씩 줄인다. 27개월차에는 40%를 돌려준다.

LG유플러스는 24개월차에 출고가의 40%를 지급하고, 매달 보장률을 5%p씩 차감해 26개월차에 30%를 보장한다.

중고폰 보상 기간은 SK텔레콤이 19~31개월, KT는 24~27개월, LG유플러스는 24~26개월이다.

통신 3사 중고폰 반납 프로그램

시중 중고폰 판매보다 득?..."매월 내는 부가서비스 비용 고려하면 아냐"

만약 출시가 115만5천원인 삼성전자 갤럭시S23 256GB 모델을 이 프로그램 이용해 사용하면, 약 2년 뒤 단말기를 반납하고 받는 최대 금액은 SK텔레콤과 KT이 57만7천5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46만2천원을 지급한다.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의 경우 출시 2년 뒤 중고가가 출시가 3분의 1 정도가 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더 비싼 가격에 중고폰을 판매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통신사에 중고폰 판매를 약속하기 위해 사용 기간 내내 매월 납부한 부가서비스 요금까지 고려하면 더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3사 모두 이 부가서비스 가입 조건으로 단말기 분실·파손 보험 가입을 두고 있기 때문에 매달 보험비도 내야 한다.

해당 부가 서비스 요금은 월 사용 단말 모델에 따라 다른데, SK텔레콤이 6천500원에서 8천900원이다. 약 4천원 정도인 분실·파손 보험료를 합치면 1만500원에서 1만2천900원이다. KT는 보험료를 포함해 월 1만원을 받는다. LG유플러스의 가격은 월 5천500원이다. 여기에 월 1천700원에서 7천원에 이르는 보험료를 더하면 최소 7천200원에서 1만2천500원을 내야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중고폰을 팔기로 약속한 비용으로 24개월 동안 약 17~30만원 정도를 부담하는 것이다. 

한 휴대폰 판매자는 "출고가가 99만9900원인 갤럭시S21의 현재 중고가는 27만원인데, 2년 뒤 중고가가 출시가의 약 3분의 1이 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갤럭시S23의 중고가는 35만원 정도일 것"이라며 "통신사 프로그램으로  50%를 돌려받으면 더 이득인 것처럼 보이지만,  매월 납부한 부가서비스비용이 24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실은 그리 저렴하지 않다"고 말했다.

"휴대폰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은 단말기 더 비싸게 살수도"

휴대폰을 자주 분실하거나, 험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오히려 단말기를 더 비싸게 사는 셈이 될수도 있다. 통신 3사 모두 기기 분실, 반납 기간 전 단순 변심으로 인한 약정 해지 시 그동안 납부한 부가 서비스 비용을 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신철원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팀장은 "향후 기기를 바꿀 때 안정적으로 중고폰을 팔려고 가입한 소비자의 목적과 달리 기기를 분실하면 되려 돈만 더 내고 마는 경우"라며 "이 서비스와 관련해 피해 상담도 들어오는 만큼 스마트폰 사용 습관, 보상 조건과 방법, 금액 등을 신중히 따지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통신 3사는 반납 기기 상태가 불량할 경우 소비자가 수리 비용을 부담한 뒤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기기에 난 흠집, 전면 유리 파손, 전원 불량 등 상태에 따라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더 적어질 여지가 있는 것이다.

특히 SK텔레콤은 B에서 E급으로 단말 상태 분류 등급과 각 구간의 수리 부담금을 명시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가 자신의 낼 수리 부담금이 얼마인지 쉽게 확인하기 힘들다.

윤상은 기자(sangeun@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