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안천초중고, "예산없다" 졸업여행 1박2일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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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군의 한 통합운영학교에서 졸업여행 일정을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1박2일로 축소해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는 학교 측이 학교 내 쉼터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졸업여행 예산 일부를 줄였기 때문인데, 학부모들은 학교장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아이들이 일생에 한 번뿐인 추억여행을 망쳤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렇게 올해 졸업여행 일정만 축소된 이유는 학교 내 쉼터 예산 부족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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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공지도 없이 교장 독단적인 판단"
"일정 짧아 버스서 시간 낭비...추억 망쳐"
학교측 "효율적 예산 사용 불가피한 조치"
전북 진안군의 한 통합운영학교에서 졸업여행 일정을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1박2일로 축소해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는 학교 측이 학교 내 쉼터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졸업여행 예산 일부를 줄였기 때문인데, 학부모들은 학교장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아이들이 일생에 한 번뿐인 추억여행을 망쳤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7일 전북 진안군 안천초‧중‧고등학교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5명과 인솔 교사 1명이 1월 11~12일 190만 원을 들여 부산, 중학교 졸업예정자 8명과 인솔 교사 1명이 2월 1~2일 300만 원을 들여 전주로 각각 졸업여행을 다녀왔다. 이 학교에서는 매년 2박 3일 일정으로 졸업여행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1박 2일로 축소됐다. 한 학부모는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로 이동했고, 다음날도 시간이 빠듯해 별다른 추억도 쌓을 기회도 없이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며 “일정 대부분을 버스에서 낭비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올해 졸업여행 일정만 축소된 이유는 학교 내 쉼터 예산 부족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지난해 12월 학교 버스 정류장 인근에 학생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쉼터 설치를 위해 2,000만 원을 들여 창고를 개조했다. 이 과정서 관련 예산이 부족하자 학교 측은 졸업여행 예산을 전용해 공사를 마무리했다. 학부모들은 “쉼터 설치에 학생들의 졸업 여행 예산까지 끌어 다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공지는 전혀 받지 못했다”며 "최소한의 공지도 없이 교장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아이들만 피해를 보게됐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최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일본 체험학습과 관련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13일까지 고등학교 2학년생과 교직원 등 17명은 일본 오사카로 체험활동을 다녀왔다. 문제는 학부모들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 측에 식비를 요청했지만, 식비를 학교 예산이 아닌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내는 학급비로 충당하면서 논란이 됐다. 한 학부모는 “이번 일 뿐만 아니라 학교 측에 학생들을 위해 요청한 예산들이 번번이 사전 논의도 없이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집행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려해도 인근에 학교는 이곳 밖에 없어서 불만이 있어도 학부모 입장에서는 참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졸업여행 일정 축소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현재 진로 체험, 현장 체험, 수학여행 등 다양한 체험학습이 이뤄지고 있으며 졸업여행은 그 일부에 불과하다”며 “관리자 처지에선 학생들을 위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졸업여행 일정을 줄일 수 밖에 없었고, 모든 학생에게 고루 혜택을 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최근까지 졸업여행을 가지 않았으며 당초 계획서 상 없던 졸업여행이었기 때문에 쉼터 예산을 전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식비 편성 문제와 관련해선 “학부모회의에서 건의가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희망하는 학생들이 별로 없었고 결국 학급비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최근 전체 학부모 회의에서 예산 사용과 관련해 학부모와 학교 측의 의사소통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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