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광고 가리는 편의점 ‘반투명 시트지’ 퇴출… “범죄 증가 우려”

담배 광고를 가리기 위해 편의점 내 유리벽에 붙이는 ‘반투명 시트지’가 사라진다. 반투명 시트지가 편의점 내·외부 사이 시야를 차단해 편의점 근무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편의점에 부착된 반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금연 광고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17일 오후 서울의 한 편의점 출입문에 담배 광고 등을 가리기 위한 반투명 시트지가 붙어 있다./뉴스1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심판부는 17일 오전 규제심판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세부적으로는 편의점주에게 부담이 없도록 편의점 본사가 비용을 대고,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실효성 있는 금연 광고가 실행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담배 광고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향후 업계에 이와 관련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할 것도 요구했다.

국민건강증진법(제9조의 4)과 담배사업법(시행령 제9조)에 따르면 담배소매점 내 담배 광고는 그 내용이 외부에 보이지 않게 전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담배 제조 및 판매 업계는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반투명 시트지를 편의점 내 유리벽에 붙이는 방식을 자율적으로 채택해 왔다. 특히 지난 2021년 복지부가 규정 준수 여부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히자 반투명 시트지를 부착하는 편의점 수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후 편의점 내 범죄가 늘어나면서, 반투명 시트지 부착이 편의점 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편의점 내 범죄 발생 건수는 ▲2019년 1만4355건 ▲22020년 1만4697건 ▲22021년 1만5489건으로 매년 늘었다. 또 직원들에게 폐쇄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였다. 이에 규제심판부는 지난달 편의점, 담배 제조업 관계자들과 진행한 회의에서 이 같은 개선안의 기본 계획을 만들고,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해 이날 회의에서 개선안을 확정했다.

규제심판부는 “반투명 시트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논의한 결과 금연 광고로 방식을 변경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편의점 외벽을 가리고 있는 시트지를 제거함으로써 편의점의 개방감을 높여 편의점 종사자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담배 광고가 외부에 불가피하게 보이는 문제는 금연 광고 효과를 통해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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