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돌봄교실 대기 8700명··· 신청 자격 전체 초등학생으로 확대
공간·인력 확충 대책에 현장서는 “실효성 부족”
돌봄교실 신청 자격 단계적 확대
방과 후 프로그램 1+1 도입
초등 돌봄교실 입소를 기다리는 대기자가 여전히 8700여 명에 달하고 이 중 상당수가 경기도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공간과 인력 등을 확충해 대기수요를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르면 2025년부터 돌봄교실 신청 자격이 전체 초등학생으로 확대될 수 있어 돌봄 운영이 더 부실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초등돌봄 대기 해소와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방안’을 보면 지난 4월 말 기준 초등 돌봄교실 입소 희망자 중 대기자는 8640명이다. 돌봄교실 신청 대비 대기자 발생률은 2.8%로 최근 6년간 최저 수준이고, 올해 학기 초 대기인원 1만5277명에 비해서도 43% 줄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돌봄 대기수요는 인구가 밀집한 경기 지역에 몰렸다. 지난 4월 기준 세종·충남·대전·울산·부산의 돌봄교실 희망자는 전원 입소했다. 과밀학급이 몰린 경기도는 대기인원이 5572명으로 전국 대기자의 64.5%를 차지했다.
정부는 대기수요 해소를 위해 학교의 기존 공간을 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필요하면 모듈러(가건물) 교실을 활용하는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올해 대기수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별실이나 도서관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돌봄교실이 모자라 아이들을 받지 못하는 학교는 남는 공간이 없는 상황이라 이런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세봉 경기교사노조 대변인(청원초 교사)은 “대기가 많은 학교에서는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미 특별실을 일반 교실로 바꾸거나 돌봄과 일반 교실을 겸용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의 지난 3~4월 대기수요 해소율은 타 시도보다 크게 낮은 19%에 그쳤다.
교육부는 현재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이 신청할 수 있는 돌봄교실 신청 자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돌봄대기를 해소한 지역·학교 등에서 신청 자격을 다자녀가정과 다문화가정 등으로 확대하고, 2025년 늘봄학교 도입과 함께 최종적으로는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방과 후·돌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교육부의 이런 대책도 공간과 인력 확충 대책 없이 진행되면 부실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이날 논평에서 “안정적 인력 확충 대책 없이 돌봄 신청 자격만 확대하면 부실을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돌봄교실 신청 자격 확대가 현장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추가수요 정밀분석을 위한 정책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늘봄학교 전담 교사’를 신설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늘봄학교 법제화를 통해 진로·진학 상담교사처럼 늘봄학교를 전담하는 비교과교사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초등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을 현재 5곳에서 올 하반기 7~8곳으로 늘리는 등 늘봄학교 확산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초1 신입생을 위한 에듀케어 프로그램도 학기 초에서 최대 1년으로 기간을 늘린다. 올해 2학기에는 질 좋은 방과 후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방과 후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학생이 희망하면 프로그램을 하나 더 무료로 제공하는 ‘방과 후 1+1’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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