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족쇄 풀려면 한·일 협력해 새 판 짜야” [한일경제인회의]

이동수 2023. 5. 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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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심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등 기업들이 '고래 싸움'의 한복판에 내몰린 가운데, 한·일 양국의 협력 강화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 이틀차인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선 '한일 경제연계 확대'를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들은 "(한일경제인회의로) 연계·협력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메리트, 시너지를 새삼 확인했다"며 "제3국에서의 공동프로젝트, 디지털·그린 등 신산업 분야에서 적극 협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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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협력 절실…韓 미세공정, 日 패키징 비교우위”

미중 갈등 심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등 기업들이 ‘고래 싸움’의 한복판에 내몰린 가운데, 한·일 양국의 협력 강화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 이틀차인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선 ‘한일 경제연계 확대’를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한일 양국 기업인과 학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한일경제인회의’가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회의 참석자들이 ‘한일 경제연계 확대’를 주제로 한 제1세션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미나 좌장을 맡은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미중 갈등과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의 변화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염 총장은 “지정학적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이제 새로운 국제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며 “그동안 세계질서에서 한국과 일본은 종속 변수였는데, 이제는 독립변수로 주도적 입장에서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유럽이 주도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위치에서 벗어나 디지털 변화를 앞장서서 기획하고 앞으로 10년, 20년 디지털 사회에서의 한국과 일본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여러 플랜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5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양국 협력 증진을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문이 채택되고 있다. 한일경제협회 제공
세미나에선 한·일 양국이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정규 한양대 겸임교수는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반도체 미세화 공정이 한계에 도달해서다.

박 교수는 미세화 공정에 앞섰던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위기를 맞았고, 일본이 강점을 가진 첨단 패키지 기술로 고비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반도체 직접도 향상이 정체되면서 패키징 등 다른 형태의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일본의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고, 일본도 (한국의) 미세공정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한일경제인회의에선 최근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된 것을 환영하며 경제·문화적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한·일 경제인들은 성명에서 “오랫동안 바라왔던 안심하고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3월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양자 방문하면서 12년만에 셔틀 외교를 재개하는 등 관계 회복에 나섰다.

이들은 “(한일경제인회의로) 연계·협력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메리트, 시너지를 새삼 확인했다”며 “제3국에서의 공동프로젝트, 디지털·그린 등 신산업 분야에서 적극 협력한다”고 밝혔다.

경제 외 분야에서의 상호 교류 확대에도 공감했다. 성명은 “경제는 물론 인재, 문화, 지역 간 폭넓은 교류를 통해 한층 더 신뢰를 쌓고 파트너십이 보다 긴밀해지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부터 개최된 양국 경제인 간 대표적인 연례 교류 행사로, 올해는 이달 16∼17일 이틀에 걸쳐 4년만의 대면 행사를 열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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