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반도체, 獨 특허소송 승소···유럽 17개국 동시적용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2023. 5. 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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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추출 향상 기술’ 2심 판결 승소
올 6월 EU통합특허제도 시행으로
17개국 동시 적용...향후 25개국까지
홍명기 대표 “특허 침해 원칙 대응할 것”
글로벌 광반도체 전문기업 서울반도체의 특허를 침해한 다수의 LED 업체 제품에 대해 독일 뒤셀도르프 고등법원이 지난 11일 판매금지 명령을 확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오는 6월부터 EU통합특허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에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한 업체들은 유럽 내 17개국(25개국 확대 예정)에서 관련 제품을 판매하지 못한다. 업계에서는 이 제도의 소급 적용에 대한 명시적 규정은 아직 없으나 향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서울반도체가 지난 5년간 판매 금지판결을 받은 14건 특허에 대해서도 17개국 이상에서 적용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17일 서울반도체에 따르면 독일 뒤셀도르프 고등법원이 판매금지 확정 판결을 내린 LED 업체들의 제품은 글로벌 유통사 마우저 일렉트로닉스가 판매한 오스람 브랜드의 LED 엔진, 에버라이트의 LED 제품 등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판매금지 명령이 떨어진 제품군은 고출력 조명제품, 휴대폰 플래시, 디스플레이, 자동차 헤드램프 등”이라며 “서울반도체의 2세대 특허기술 중 하나인 ‘광추출 향상 기술’을 6~7년 전부터 침해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대법원은 지난해 7월에도 서울반도체 기술을 침해한 침해기업들이 제기한 특허무효소송을 기각하고 서울반도체 특허기술이 원천특허라는 점을 판결한 바 있디. 이번 고등법원 판결은 이와는 다른 소송 건으로, 지난 2018년 12월 1심부터 진행됐던 ‘광추출 향상 기술’에 대한 특허침해소송 2심 판결이다. 광추출 향상 기술은 LED칩으로부터 빛을 효율적으로 추출해 더 밝은 빛을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해외 업체들의 국내 특허 침해가 빈발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올 6월 유럽에서 시행하는 EU통합특허제도가 서울반도체처럼 특허 침해에 대응하는 국내 업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U 역내에서 통합된 특허법원이 출범함에 따라 특허 소송에서 승리한 기업의 경우 역내 대부분 나라에서 특허 보호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EU 통합특허제도는 2013년 2월 EU 24개 회원국(스페인, 폴란드, 불가리아 제외)이 통합특허법원협정에 서명한 이후 약 10년 만에 발효되는 것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EU 역내에서 통합된 특허법원이 출범하고 단일한 효력의 특허를 향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올 6월부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7개국에서 특허 소송 결과가 일괄적으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실제 내달부터 17개국에서 적용되는 판결 효력은 향후 25개국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한다. 업계에선 지난 판결 효력들도 소급 적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1만 8000개가 넘는 특허로 LED 산업계 ‘특허 왕’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LED 기술은 와이어와 패키지가 필요 없이 자율주행 자동차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적용 가능한 와이캅(WICOP), 인간의 생체리듬에 최적화된 자연광 조명 기술인 썬라이크(SunLike),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자외선 빛 만을 이용해 살균이 가능한 ‘바이오레즈(Violeds)’ 기술 등이다.

서울반도체는 가시광선부터 자외선, 적외선, 레이저 다이오드(VCSEL)에 이르기까지 모든 파장(100 ~ 1400 나노미터)을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LED 생산공정의 기초 단계인 기판(EPI Wafer)부터 칩(Chip), 패키지(PKG), 모듈(Module)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의 운영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 미국, 베트남, 중국 등 전 세계 4곳에서 생산 기지를 운영 중이며,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기술력과 운용능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아우디와 볼보, 프리미엄 조명 레드밴스(LEDVANCE), 미국 공기 청정 시스템 1위 기업 RGF 등에 적용하는 등 전 세계 조명, 디스플레이, 자동차, 가전 브랜드 제조사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2245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올 2분기엔 2500~27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홍명기 서울반도체 대표는 “몇몇 대형 LED 업체들이 대부분 제품을 제조하지 않고 특허 침해품을 사서 그들의 브랜드를 통해 시장에 유통시키는 행위가 빈번하다”며 “앞으로도 특허 침해 기업들을 상대로 원칙대로 끝까지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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