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 난 코스피..."2분기도 산 넘어 산"

한영준 2023. 5. 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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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이 반토막이 났다. 증권가에서는 "2·4분기에도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반도체 부진으로 이익 반토막
17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3년 1·4분기 결산 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 상장기업 622개(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조16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2.75% 감소했다.

매출은 697조3744억원으로 5.69% 늘었지만 순이익(18조8424억원)은 57.6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3.61%로, 전년동기 대비 4.46%포인트나 축소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출은 유지되고 있으나 비용 상승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충격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17개 업종 가운데 운수창고(-60.37%)와 철강금속(-55.89%), 화학(-41.61%), 종이목재(-35.95%) 등 12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줄었다. 전기전자와 의료정밀은 적자로 전환했고, 한국전력이 속한 전기가스업은 적자가 지속됐다.

시가총액 상위기업의 실적도 업종별로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5.5% 하락하고, SK하이닉스는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보다 36% 낮은 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비중이 큰 반도체 기업이 1·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 전체 상장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반도체업은 2·4분기까지 부진이 예고된 만큼 하반기에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86.3%, 78.9% 올랐고, 컨센서스 대비 20%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코스닥 상장사도 코스피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올해 1·4분기 코스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조9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0% 감소했다. 순이익도 2조7265억원으로 20.8% 줄었다. 다만, 매출액은 45조2050억원으로 2.7% 늘었다.

■"2분기도 어렵다..경기에 민감한 종목 피해야"
증권가에서는 2·4분기까지 뚜렷한 실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40곳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총액은 31조258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70%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665억원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98.1%가 낮다. 1·4분기 영업이익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도 2·4분기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3조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 한 2·4분기도 어려울 것으로 분석한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1·4분기에는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며 “수출이 회복되지 않아 2·4분기에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내 무역수지는 1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은 7개월 연속 감소세다.

물가 상승과 금리 등 글로벌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조병헌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1·4분기 금리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미국의 실물 지표도 곧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며 “다만, 연준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 혹은 실물 지표도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2·4분기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올라가면서 1·4분기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5월 이후 중국 성장률에 따른 수출 증가 등 기대하는 부분이 작지만 있다”며 “환율이 떨어지면서 비용이 축소되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여 크게 좋아지긴 어렵지만 개선된 실적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2·4분기 주목할 업종으로 자동차와 조선, 방산, 음식료 등 필수 소비재가 꼽혔다. 반대로 반도체, 정보통신(IT), 석유화학 등 경기 민감성이 높은 종목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임동민 연구원은 “현재는 기업들이 비용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시기”라며 “경기 민감성이 낮은 필수소비재, 수주 잔고가 많은 조선, 방산, 자동차 등은 2·4분기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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