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 18년째 영업적자에도, 박영근 대표 최근 3년 연봉 164억

박미리 기자 2023. 5. 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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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억원 규모 유증 추진…대부분 운영자금 조달 목적
3년간 조달자금만 3275억…주주들은 부글부글

진원생명과학이 또 한번 유상증자에 나선다. 2020년 이후 6번째 자금조달이다. 추가 주주가치 희석이 예고되자 주주들은 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회사가 그 동안 주주들을 설득하기에 불충분한 행보를 보여와서다. 진원생명과학은 2004년 이후 영업적자를 낸 탓에 주주들에 손을 내밀어 연구개발비, 임직원 급여 등을 집행해왔다. 하지만 흑자 전환은 요원했다. 되레 매년 경영진 보수를 통 크게 책정하는 등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3년간 박영근 대표이사가 받은 보수 총액만 164억원이 넘을 정도다.


17일 진원생명과학은 818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약일은 오는 7월 7~10일, 납입일은 7월 17일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자회사 VGXI의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당사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VGXI의 급여 및 기기 소모품·원재료 구입비 등 일반운영비 520억원 △진원생명과학의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예방백신 임상 및 의료기기 개발 213억원 △VGXI RNA 원액 생산시설 자금 및 공장부지 구입비 65억원 등이다.

약 1년 만에 추진하는 자금조달이다. 진원생명과학은 2020년 이후 지금까지 자본시장에서 총 5번의 자금조달을 진행했다. 유증을 통해선 △2020년 1월(납입일 기준) 198억원 △2020년 7월 764억7500만원 △2021년 9월 1137억6000만원을,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선 △2020년 11월 240억원 △2022년 4월 117억원을 조달했다. 5번의 시도로 조달한 자금은 총 2457억3500만원이다. 이번 유증까지 성공하면 지난 3년 새 진원생명과학이 조달하는 자금은 총 3275억3500만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번 유증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주주들의 불만이 거세기 때문이다. 이들은 종목토론방을 통해 "유증을 도대체 몇번 하는거냐", "유증으로 먹고 사는 회사", "백신, 치료제 등 실적도 없이 유증이냐. 유증 철회하고 사재 출연해라" 등의 글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은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시키는 사안으로 평가되는데 진원생명과학은 이를 매년 추진한 데 따른 반발이다.

현재 주주들이 주로 지적하는 부분은 박 대표의 보수다. 진원생명과학은 2004년부터 작년까지 18년 연속 연간 영업적자를 냈다. 올 1분기도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록하면서 19년 연속 연간 영업적자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합격점을 줄 수 있는 경영 성적표가 아님에도, 이 기간 박 대표 보수는 제법 높은 액수로 책정돼왔다. 규모도 지속 커졌다.

박 대표의 보수는 상장사 대표이사 보수현황(5억원 이상)이 공개되기 시작한 2014년 11억7437만원에서 2015년 14억4600만원, 2016년 16억7400만원, 2017년 19억9071만원, 2018년 22억6200만원, 2019년 17억9300만원 순으로 추세상 오름세를 보여왔다. 이후 코로나19 기간이던 2020년부터는 보수가 크게 뛰었다. 박 대표가 받은 보수는 2020년 40억5100만원으로 훌쩍 뛴 데 이어 2021년 67억6300만원, 2022년 56억1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진원생명과학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로서 코로나19 수혜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진원생명과학은 사업상 박 대표의 기여도를 감안해 급여, 상여를 책정했다는 기준을 밝혔다. 하지만 박 대표 보수는 진원생명과학 영업적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급여도 영업이익 산출 전 차감하는 비용(판매·관리비)이기 때문이다.

이는 진원생명과학이 공시한 내용에서도 알 수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당사의 판매·관리비 중 급여가 가장 많은 비용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당사는 지속적인 영업적자로 급여, 연구개발비 등 과부족한 운영자금을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조달해 대체해왔고, 조달한 자금 중 일부는 이사 및 감사의 보수 및 급여 등의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추후에도 파이프라인의 제품화 성공 혹은 라이센스 아웃 등으로 영업흑자 전환하지 못하면 재무구조는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박 대표도 최대주주로서 이번 유증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박 대표는 배정분의 약 30% 정도 참여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의 진원생명과학 지분율은 6.19%이다. 특수관계인 포함시 지분율은 7.95%로 올라간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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