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계속되는 적자에 주가 90% 급락…사업화 전략 어디까지
신약 개발 바이오 제넥신이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지연 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다 연구를 중단하는 등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비용 대비 가시적인 상업화 성과를 확보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넥신 주가는 어느새 2020년 고점 대비 90% 이상 급락했다. 주주와 투자자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을 통해 상용화나 기술이전 등 유의미한 상업화 성과를 확보해야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넥신은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주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4개와 바이오 베터 파이프라인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상업화 개발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제넥신이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4개 후보물질은 자궁경부암 백신(GX-188E), 림프구 감소증 치료제(GX-I7), 장기 지속형 성장호르몬(GX-H9), 만성 신장 질환 관련 지속형 빈혈증 치료제(GX-E4)다. 모두 이미 임상시험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이다.
GX-188E는 자궁경부암 DNA 치료 백신이다. 현재 임상 2상을 완료하고 다국적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신속처리대상(FTD, Fast Track Designation)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향후 임상 2상 결과와 3상 계획을 바탕으로 조건부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GX-I7은 제넥신의 원천기술인 지속형 단백질 치료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이다. T세포의 증폭하는 면역항항암제로, 한국과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항암제와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머크(MSD)의 키트루다와 병용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GX-H9는 이르면 올 4분기 중국 임상 3상 결과를 확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후 글로벌 기술이전이나 상업화를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GX-E4는 2020년 3월부터 한국, 인도네이시아, 대만, 호주,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이 7개 나라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이 다각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제넥신은 올해 1분기에도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약 7억원, 영업손실은 약 114억원, 순손실은 약 239억원이다. 연구개발비 등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가 4배 이상 커졌다.
결국 제넥신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초 85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대규모 주주배정 유증으로 운영자금 문제는 한숨 돌렸다.
하지만 유증에 참여한 주주들은 마음이 편치 못하다. 유증 당시 한 주당 발행가액은 1만4700원. 이날 종가는 1만1810원으로, 유증 납입일 기준 4개월여 만에 하락률은 20%에 육박한다. 제넥신의 현재주가는 2020년 8월 고점 대비 약 91.5% 떨어졌다. 제넥신에 오랜 기간 투자한 주주들의 피해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이날 장중 1만144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도 갈아치웠다.
제넥신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투자한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해 적자로 이어진 건 아니다"라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제넥신은 현재 2개의 파이프라인이 임상 3상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곧 신약 출시를 통해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대한민국 바이오 R&D(연구개발) 벤처 기업 중 유일하게 해외 임상 3상 중인 후보물질이 두 개 있고, 올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추가적으로 혁신 신약 해외 다국가 임상 2, 3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주가는 매우 저평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3상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및 새로운 파이프라인 모멘텀(동력) 등으로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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