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등서 코로나19 재확산세…전문가 “항체 약화 시점 도달”
중국 수도 베이징 등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재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지난해 연말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후 항체가 약화될 시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건강시보는 17일 베이징시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행하는 감염병 주간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말 이후 코로나19가 독감을 제치고 다시 법정 감염병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환자 수가 독감 환자 수를 넘어선 것은 지난 2월 초 이후 12주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시 질병통제예방센터 주간보고서를 보면 4월 마지막 주(24∼30일) 베이징에서는 모두 16종의 감염병 환자 6438명이 보고됐다. 이 가운데는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았고 독감과 감염성 설사병, 바이러스성 감염과 폐결핵 환자 수가 그 뒤를 이었다. 전주(4월17∼23일) 보고된 감염병 환자 6312명 중에서 독감 환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된다. 5월 첫째 주(1∼7일)에도 코로나19 감염자는 독감 환자보다 많았고 전체 감염병 환자 수도 1만508명으로 늘었다.
주간보고서에는 개별 감염병 환자 수가 세부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지만 4월말을 기점으로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는 최근 발열진료소를 찾는 환자의 20% 이상이 코로나19 감염자인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연말 중국 내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후 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다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집단 감염 후 형성된 항체가 약화되면서 서서히 다시 코로나19에 재감염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로 꼽히는 중난산(鍾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는 최근 한 행사에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후 생성된 항체는 4∼6개월 동안 인체를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며 “지난해 12월부터 계산하면 현재 이미 그 시간에 도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광저우에서 유행하는 주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XBB1.9.1”이라며 “항체가 있더라도 변이 바이러스인 XBB에 대해서는 보호력이 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다만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나타나더라도 단기간에 지난해 연말과 같은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리퉁쩡(李侗曾) 베이징 수도의대 부속 요우안(佑安)병원 감염종합과 주임은 “면역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2차 감염이 되더라도 증상이 가볍기 때문에 처음처럼 단기간에 대규모 감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감염 정점도 전처럼 급격하지 않고 완만한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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