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유상원조... 전후 재건사업 수주 '마중물'

권경성 2023. 5. 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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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 수주를 위한 마중물을 부었다.

공여 협정 체결은 향후 한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에 필요한 기반 성격의 절차다.

두 나라 간 정책 협의 및 사업 발굴, 우크라이나의 차관 신청, 한국 정부의 사업 승인, 양국 간 차관 계약, 상세 설계, 본사업 착공 등이 모두 이 협정을 토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재건은 한국 기업에 큰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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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부총리, EDCF 공여 협정 가서명
최대 1200조 '제2마셜플랜' 참여 기반
추경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과 양국 정부 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공여 협정에 가서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한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 수주를 위한 마중물을 부었다. 개발도상국 경제 개발 지원 목적으로 조성해 둔 정책기금을 저리 유상 원조 형태로 제공하겠다고 우크라이나와 약속하면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과 만나 양국 정부 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공여 협정에 가(假)서명했다. EDCF는 개도국의 경제 발전을 돕고 개도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개도국 정부에 장기ㆍ저리로 빌려주는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이다. 이날 가서명된 협정은 양국의 국내 절차와 정식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공여 협정 체결은 향후 한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에 필요한 기반 성격의 절차다. 두 나라 간 정책 협의 및 사업 발굴, 우크라이나의 차관 신청, 한국 정부의 사업 승인, 양국 간 차관 계약, 상세 설계, 본사업 착공 등이 모두 이 협정을 토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는 정부가 누차 피력해 왔다.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이 포함된 총 1억 달러(약 1,3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제공한 데 이어 올 2월 다시 외교부 발표 형식을 통해 1억3,000만 달러 규모의 유ㆍ무상 추가 지원을 공약했고,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적극 지원 의사를 거듭 밝혔다.

우크라이나 재건은 한국 기업에 큰 기회다. 10년에 걸쳐 진행될 재건 사업 규모는 최대 1,2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 추산이다. 단순히 시설을 복구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미래 발전을 견인할 인프라(사회 기반) 구축까지 나아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라 ‘제2 마셜플랜’이라고까지 불린다. 추 부총리가 가서명 전 양자 면담에서 향후 양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배경이다.


한국 기업 엘살바도르 진출 교두보 된 차관 제공

한국 기업에 EDCF는 해외 토목 사업 진출의 교두보다. 이날 기재부는 EDCF가 지원하는 엘살바도르 ‘로스초로스 교량 건설 및 도로 확장 사업’에 도화엔지니어링과 동부건설 등 한국 기업이 각각 컨설턴트사와 시공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 수도(산살바도르)와 서부를 도로와 다리로 연결하는 로스초로스 사업의 총 사업비 4억2,900만 달러 중 절반에 가까운 2억700만 달러가 차관 형태로 지원되는 EDCF 자금이다. 기재부는 “이번 지원은 중남미국 대상 단일 사업 기준 최대 규모 차관 지원”이라며 “우리 기업의 해외 도로ㆍ교량 분야 경험 축적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부는 중남미 지역개발은행인 미주개발은행(IDB) 등과의 협력을 늘려 국내 기업의 진출과 수주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세종=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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