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자"… 아태시장에 손 내민 화웨이
데이비드 왕 의장 기조연설
"아태 파트너와 동반성장 꿈"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
미국의 중국 제재의 직격탄을 맞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이 같은 기치를 내걸고 아시아 지역에 손을 내밀었다. 6개 기업과 APAC(아시아태평양) 파트너 동맹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킨 데 이어 아태지역 전역에서 통신을 넘어 전통 산업의 DX(디지털전환)를 돕겠다는 구상이다.
17일 중국 선전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컨퍼런스 2023'에서 데이비드 왕 화웨이 이사회 이사 겸 ICT 인프라 운영 이사회 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디지털·지능형 전환이 전 세계에 혁신적인 물결을 일으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조 달러(약 1338조원) 이상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화웨이는 이 기회를 포착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와 동반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발전하며 미래를 선점하자'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12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10여개국의 다양한 산업분야 파트너들이 참가했다. 화웨이가 손잡은 APAC 얼라이언스에는 인포마테크, 선라인테크놀로지(중국), 오토메이티드시스템(홍콩), 프리사이스시스템앤프로젝트(태국), 솔티어스(인도네시아) 등이 참여한다.
최근 전 산업계는 5G와 AI(인공지능), 클라우드가 가져올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인해 공급망에서 배제되고 사업이 위축된 화웨이의 고민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화웨이가 아태지역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이유는 향후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1년 기준으로 화웨이 전체 매출에서 아태지역이 차지한 비중은 8%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과 우방국에 대한 시장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많고 미중 무역갈등에서 중립적인 만큼 사업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화웨이는 이날 아태지역 사업과 관련한 전망도 밝혔다. 향후 아태지역 파트너가 화웨이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니콜라스 마 화웨이 아시아태평양 엔터프라이즈 사업 부문 사장은 "파트너를 통해 판매하는 화웨이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연간 8억 달러(약 1조7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잠재력 있는 고객으로 판단한 파트너사인 NA(Named Account) 마켓을 중심으로 개별 마케팅이나 영업 담당자를 지정해 기회를 발굴한다. 유통사업 부문은 화웨이의 새 하위 브랜드인 '화웨이 e키트'로 공략한다. 파트너를 대상으로 e키트 웹사이트를 7월중 선보이고 모바일앱도 8월중 내놓을 예정이다. 밥 첸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그룹 부사장은 "노동자가 일을 잘하려면 먼저 연장을 깎아야 한다는 옛날 중국 속담이 있다"며 "3대 시장에 집중해 제품과 솔루션, IT 플랫폼을 개발하겠다. 이를 가지고 파트너와 협력해 정부 및 기업 고객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디지털 산업뿐 아니라 농업, 광산, 공항 등 전통산업의 DX를 집중 지원해 '윈윈'하겠다는 전략이다. 말레이시아의 공항 디지털화, 태국의 스마트 교육 글로벌 데모 사이트, 라오스의 동남아 최초 스마트 포타쉬 광산이 대표적이다.
클라우드에도 힘을 싣는다. 화웨이는 '모든 것의 서비스화(XaaS)' 전략을 필두로 아태지역 클라우드 부문에서 100만개 이상 파트너를 발굴하고, 1000만명 이상의 개발자를 연결해 1000만개 이상 기업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윌리엄 동 화웨이 클라우드 마케팅 부문 사장은 "지난 30년간 쌓아온 기술과 툴, 경험을 클라우드에 녹여넣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탈탄소화 등 친환경 분야에서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혁신과 성장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협업'을 주제로 한 패널토론도 열렸다. 선전(중국)=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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