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적자난 허덕이는데…사상 최대 6조 전력기금은 '눈먼 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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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과 함께 징수해 조성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이 본래 기금 운용 목적보다는 이전 정부의 주력사업에 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산업부 산하 전력기금사업단의 '2023년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 시행계획'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해 전력기금에서 4조원 넘는 돈을 지출한 데 이어 올해도 3조9000억원을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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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내년도 예산편성 시 개편…한전공대 지원액 조정도 검토"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해 조성한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이 본래 기금 운용 목적보다는 이전 정부의 주력사업에 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산업부 산하 전력기금사업단의 '2023년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 시행계획'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해 전력기금에서 4조원 넘는 돈을 지출한 데 이어 올해도 3조9000억원을 쓸 예정이다.
1조5000억원은 에너지특별회계로 전출하고, 나머지 2조4000억원을 자체 집행한다는 계획으로, 주로 태양광사업이 포함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에 절반에 가까운 1조1092억원을 지출한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에는 지난해 267억원을 첫 집행한 데 이어 올해도 309억원을 지원한다. 전력기금을 통한 한전공대 연간 지원금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45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전력이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전력기금'을 활용한 한전공대로의 출연금 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전공대 출연금의 전력기금 부담 비율은 올해 14%에서 2025년 29%까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전기요금에서 3.7%를 따로 떼 적립하는 전력기금의 본래 운영 취지는 취약계층 지원과 발전소 주변 지원, 산간 도서벽지 전력공급 등을 위해 쓰이게 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취지가 무색하게 발전소 주변 지역을 포함한 취약계층 지원에 2년간 투입된 예산은 37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부 사업에 치중된 기금 운용은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기인한다는 것이 전력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6월 탈원전 정책에 따라 폐쇄했거나, 백지화된 원전 사업비용을 전력기금으로 보전해주는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전력기금이 본래 취지와는 달리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산업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 "향후 전력기금 운용계획 편성 시 국정기조에 맞춘 사업구조 등으로 지출우선순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금 수입이 증가할 전망이나, 올해 요금인상분을 모두 반영해도 약 1조5000억원이 감소하는 등 여유재원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는 취약계층에 대한 보편적 전기공급과 에너지복지, 원전 생태계 강화와 해외진출 지원,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 등 전력망 인프라 확충, 전기화 추세 확대에 따른 전력신산업 R&D 등의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기금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발굴·추진할 예정"이라며 "재생에너지 보급, 한국에너지공대 지원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산업부가 전기요금에서 거둬들이는 전력기금은 2조589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8년간(2015~2022) 연간 2조~2조2000억원 사이를 오갔던 금액이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올해 전기료 인상분이 반영되면 추가로 수천억원이 더 늘 것이란 전망이다.
기금 규모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19년 3조8000억원대였던 전력기금은 지난 2021~2022년 6조원대로 늘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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