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코인 논란]①에어드롭으로 불렸다고?... 업계 '갸우뚱'
김남국 의원이 '에어드롭' 방식으로 게임업계의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가상자산 에어드롭에 대한 관심이모아진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논란이 '에어드롭=무상지급'이라는 단순한 해석에서 비롯됐다며, 에어드롭만으로 코인을 대량으로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에어드롭이 뭐길래?...마케팅 차원서 일부 물량 배분
에어드롭은 가상자산 재단(발행사)이나 거래소에서 코인, 토큰 등 가상자산을 증정하는 것이다. 코인은 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메인넷)를 보유하고 있고, 토큰은 메인넷이 없는 게 차이다. 에어드롭은 코인 블록체인에서 파생된 토큰을 코인 보유 비율에 비례해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면 비트코인캐시나 비트코인골드를 받고 이더리움을 보유하면 이더리움클래식을 받는 식이다.
이러한 형태의 에어드롭은 주로 토큰이 생성된 초기에 진행되며, 막 생성된 토큰은 상장이 안되고 가치도 입증이 안돼 큰 수익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거래소가 코인을 상장하거나 가상자산 재단이 코인을 발행할때 홍보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의 에어드롭이 있다. 특정 코인을 일정 수량 이상 보유하거나 거래하면 지분에 따라 추가로 지급하고, 회원가입이나 SNS 팔로우 등 미션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한다. 이 또한 물량이 한정적이고 참여자 모두에게 배분돼 특정 보유자가 대량의 무상코인을 받기는 어려운 구조다.
실제 지난 2020년 10월 빗썸은 위믹스 상장전 에어드롭 이벤트를 통해 총 100만 개 한도에서 계정당 최대 5만 위믹스를 지급했다. 코빗은 2021년 11월 상장때 15개 이상의 위믹스를 입금한 선착순 100명에게 4.5개를 지급했다.
MBX·보라 거쳐간 '드롭스' 서비스
김 의원은 디파이(탈중앙화거래소) 서비스 '클레이스왑' 플랫폼을 통해 가상자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클레이스왑은 '드롭스'를 통해 이용자가 보유한 vKSP 수량을 기준으로 토큰을 제공하는 에어드롭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vKSP를 보유하고 있다면 특정 코인을 받을 수 있는데 마브렉스(MBX), 보라(BORA), 무이(MOOI) 등이 제공됐다.
이는 클레이스왑에서 가상자산을 예치해 받는 이자수익, 리워드(보상)과는 다른 개념이다.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거버넌스 토큰인 클레이스왑(KSP)을 받을 수 있다. 에어드롭을 분배하는 수량의 기준이 되는 vKSP는 이 KSP를 예치하면 받을 수 있는 투표권이다. 소규모 가상자산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유동성 풀'(LP)에 투표할 수 있는 권리다.
앞서 마브렉스(MBX)는 지난해 3월 클레이스왑에 상장되며 드롭스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 배정된 물량은 5만 MBX였는데 이 물량이 이벤트에 참여한 투자자에게 나누어 분배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규모로 미뤄 지분이 많았다면 10여개 정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드롭은 맛보기...대량 무상지급은 다른 문제"
현재 김 의원이 에어드롭을 통해 획득한 가상자산의 수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가상자산 업계는 거래소나 재단의 마케팅용 에어드롭을 통해 대량의 가상자산을 보유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벤트 차원에서 진행하는 에어드롭은 물량이 정해져 있는만큼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기 때문이다.
또 만에 하나 발행사가 로비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무상으로 지급했더라도, 에어드롭 방식은 아닐 것으로 봤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리워드와 에어드롭 자체는 둘다 코인 홀더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형태의 투자 수익"이라면서 "가상자산 초기 생태계는 더 많은 홀더를 확보하기 위해 요율을 후하게 주는 편이라 많이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에어드롭으로 로비를 했다는 건 타당성이 낮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체험해보라고 시식을 돕듯 맛보기로 주는 게 에어드롭인데, 만일 한 명에게 수백만개를 선물했다면 그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에어드롭을 무상배분이라고 정의하면서 의미를 너무 확대해석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의원은 에어드롭 논란에 대해 "예치하면 은행에서 이자나 주식배당금을 받듯이 일종의 이자를 받는 것"이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마치 제가 공짜 코인을 받은 것처럼 왜곡된 기사를 썼다"고 해명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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