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조니!" 성폭행범 축제vs법 안의 자유..칸 영화제, 사생활 논란보단 '작품' (종합)
[OSEN=최나영 기자] "성폭행범 축제"vs"법 테두리 안에서 자유"
제 76회 칸국제영화제가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16일(현지 시간) 12일간의 축제를 개막한 가운데 시작부터 시끌시끌하다. 개막작 영화 '잔 뒤바리'의 주연배우 조니 뎁(59) 때문.
전 아내인 배우 앰버 허드와의 가정 폭력 피해 주장과 명예훼손 재판 소송 이후 1년여만에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복귀를 알린 뎁을 두고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성범죄자의 출연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불거진 것.
이에 칸 국제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개막 전 간담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칸이 정말 성폭행범들의 축제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조니 뎁의 이미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며 "내 인생에서는 단 하나의 규칙이 있다. 그것은 생각의 자유와 법적 틀 안에서의 언론과 행동의 자유"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조니 뎁이 연기하는 것이 금지당했거나 영화 공개가 금지됐다면 여기서 이 영화 이야기를 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마이웬(감독)의 영화를 봤고 초청했다. 이 논란은 이 영화가 개막작으로 발표되자 모든 사람들이 조니가 프랑스에서 영화를 찍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나는 그녀가 왜 그를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감독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세상에 아주 널리 알려진 재판에서 최소한의 관심도 찾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나다. (조니 뎁의 법정 싸움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또 나는 그저 배우로서 조니 뎁을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개인의 사생활 논란보다 작품 자체를 중시하는 칸 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이 드러났다는 평이다.
앞서 칸 국제영화제는 미국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 이후 40여년간 유럽 도피 생활 중인 로만 폴란스키에게 황금종려상을 안기기도 했다.
- '대세 프랑스 여배우' 아델 에넬 은퇴
앞서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대세 배우 아델 에넬은 갑작스럽게 은퇴 선언을 한 바. 프랑스 영화계 내 정서를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칸 국제영화제와도 관련이 있다. 에넬은 은퇴 선언을 하며 프랑스 영화계의 '미투(#MeToo)' 문제들에 대한 일반적인 안일함을 그 이유로 꼽았다.
'미투' 운동의 여파로 많은 수면 아래 어두운 진실들이 밝혀진 프랑스 영화 산업 내에서 성적 학대와 부정행위에 대한 몇 가지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권력자들이 경보를 울리기는 커녕 이에 나선 여성들을 무시하고 배척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에넬은 "그들은 제라르 드빠르디유, 로마의 폴란스키, 도미니크의 부토나트를 보호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라고 성적 학대 혐의로 기소된 가장 저명한 프랑스 영화인 3명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큰 소리를 내는 것이 그들을 괴롭힌다. 그들은 우리가 사라지고 침묵 속에서 죽는 것을 선호했다"라고 업계는 철저히 가해자 편이라고 주장했다. 또 업계 내부의 힘을 가진 사람들은 프랑스 '미투' 운동을 '효과적으로' 취소시켰다며 자신은 본인의 세계에서 그런 권력자들을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2020년 제 45회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로만 폴란스키가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헤넬은 "부끄러워!"라고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바다.
2007년 영화 '워터 릴리스'를 통해 세자르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헤넬은 프랑스의 미투 운동의 대중적인 얼굴이었다. 2020년, 그녀는 12살 때 자신을 성폭행한 혐의로 프랑스 감독 크리스토프 루지아를 고소했다. 모든 잘못을 부인하는 루지아는 정식 기소됐지만 아직 재판을 받지 못했다.
- "고(Go) 조니!"
뎁은 이번 작품에서 마이웬 감독의 상대역인 킹 루이 15세 역을 맡았다. 뎁은 레드카펫에 오르기 전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셀카를 찍기 위해 포즈도 취했다. 그는 '잔 뒤바리' 출연진, 제작진과 함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외신에 따르면 뎁은 자리에 앉기 위해 극장 안에 도착했을 때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한 관객은 "고 조니!"라고 소리쳤다. 앞서 한 소식통은 뎁의 촬영을 두고 "촬영은 힘들었지만 조니는 컴백에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1월, 뎁은 자신을 '아내 구타자'라고 칭한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을 고소한 영국 명예훼손 소송에서 패소했다. 허드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증언했고, 런던의 판사는 이 매체의 주장이 "실질적으로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2021년 3월, 그 결정을 뒤집으려는 그의 시도는 기각됐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버지니아의 배심원들은 지난 해 열란 재판에서 대부분 뎁의 편을 들었다. 그는 허드를 상대로 제기한 세 건의 명예훼손 혐의에서 모두 이겼고, 허드는 맞소송에서 세 건 중 하나에서만 승소했다. 두 사람은 판결에 항소했지만 12월에 합의에 도달했다.
합의금의 일부로 1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던 허드는 당시 장문의 성명에서 "나는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것은 양보할 행동이 아니다. 내 목소리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합의가 자신의 잘못 인정은 아님을 강조했다. 반면 뎁의 변호인단은 당시 성명에서 "우리는 뎁이 이 고통스러운 장에서 공식적으로 문을 닫게 되어 기쁘다. 뎁은 이 과정 내내 그의 우선순위가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라고 만족해했다.
- 베일 벗은 리뷰는?
뎁의 복귀는 이슈의 중심에 섰지만 비평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 "실망스럽다", "대부분 하품" 등 대부분 혹평을 보냈다.
공개된 개막작 리뷰에서 할리우드 리포터의 비평가 조던 민처는 "몇 가지 초기의 스릴 제공을 제외하고 영화는 대부분 하품을 하게 만든다. 뎁과 마이웬 협업의 결과는 평평하고 얕게 느껴진다"라고 평했다.
인디와이어의 벤 크롤은 "프랑스어로만 연기하고 충분한 상영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미국 스타(뎁)는 종종 매혹적인 방식으로 그의 명성을 과시하지만 이상하게도 미미한 인상을 남긴다"라고 썼다.
이브닝 스탠더드의 조앤 티트마쉬는 "뎁의 더 많은, 미묘하고 조용한 모드를 보게 되어 기쁘다..하지만 뎁은 좋은 루이 15세인 것은 맞으나 영화는 실망스럽다"라고 언급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비평가 로비 콜린은 뎁을 두고 "헐크 호건 이후 고대 정권의 군주 역할에 가장 적합하지 않은 배우일 수 있다"라며 "사실, 그의 프랑스어는 너무 초라하지 않지만, 그의 위엄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할리우드 보이콧을 당했던) 뎁의 영광스러운 컴백의 첫 번째 불꽃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것은 과장일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버라이어티 평론가 피터 데브루지는 뎁의 연기에 대해 "뎁은 잘 만들어진 프랑스어로 대사를 전달하지만, 그는 그 역할에서 이상하게 불편해 보인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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