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전원 가상자산 자진신고"… 정무위 결의안, 판도라 상자 되나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원 전원이 가상자산을 자진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여야 합의로 채택한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은 국회의원 전원의 가상자산 현황을 인사혁신처에 자진신고하고, 가상자산의 취득·거래·상실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상 자산의 재산공개 주장은 과거부터 있었으나, 최근 김남국 의원이 거액의 코인을 보유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야가 국민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회의에서 "최근 국회의원의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와 관련해 불법적 거래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의안은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가상자산 관련 입법과 입법자인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의 이해충돌 행위에 대한 의구심도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무위)소관 위원들은 가상자산 보유 및 거래와 관련해 직접적 이해관계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결의안은 "국회는 금융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인사혁신처 등 관계부처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가상자산거래소, 금융회사 등 관계기관이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변동내역 자진신고와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에 필요한 자료와 활동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국회 본회의까지 해당 결의안이 일사천리로 처리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전수조사 입장 자체가 '김남국 물타기'가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양당이 동의하면 언제든 하겠다"면서도 "김 의원 의혹을 물타기 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도 김 의원 징계안을 공동발의 하는 것에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검찰이 김 의원의 코인 거래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당의)진상조사에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당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더 지체할 수 없어 윤리위 제소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