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년 실업률 20% 돌파한 이유 3가지…한국에도 타산지석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의 청년 실업률(16세~24세)이 20%를 돌파하는 등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올 여름 약 1200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져 청년 실업률이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 청년 5명 중 1명이 실업 상태 :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지난 4월 청년 실업률이 2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청년 5명 중 1명이 실업상태라는 얘기다. 특히 이는 사상최고치인 것은 물론 전체 실업률(5.2%)의 거의 4배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 약 1158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취업시장이 나올 전망이어서 청년 실업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 실업률 증가는 청년들이 자신의 경력과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해 느끼는 좌절감과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실제 지난해 제로 코로나 반대시위를 주도한 계층도 청년층이다. 청년층의 이 같은 절망감이 반코로나 시위를 키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 기업들의 자동화가 많이 진행돼 인력 충원을 줄이고 있는 점, △ 제로 코로나 폐기 이후 경기 회복이 둔화되고 있는 점, △ 대부분 대졸인 청년들이 육체노동을 회피하고 있는 점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 대기업 고용 줄여 : 첫째, 일단 대기업들이 직원을 줄이고 있다. S&P 글로벌의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이스 쿠이즈는 “많은 기업들이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자본 지출을 늘리거나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오픈 AI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나오면서 일자리는 더욱 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생성형 AI 출현으로 인류의 일자리가 20% 정도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중국 경기 반등 급격 둔화 : 둘째, 제로 코로나 폐기 이후 중국의 경기 회복이 주춤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의 경기 회복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중국 경기는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를 폐기함에 따라 올 초 급반등했으나 회복세가 주춤해지고 있는 것.
4월 경제지표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는데 그쳐 로이터의 예상치 10.9%를 크게 하회했다. 소매 판매도 18.4% 증가했지만 시장의 예상치 21%보다는 낮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중국 주식 전략가인 위니 우는 "중국 경제는 작년에 비해 회복 단계에 있지만 우리가 최근 보고 있는 경제지표는 시장의 기대에 못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제로 코로나를 막 해제했을 때 나타났던 보복 소비 모멘텀이 약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청년들 육체노동 회피 : 셋째, 중국의 청년들이 육체노동을 회피하고 있는 점이다. 지금도 건설현장에서는 인력난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졸인 중국 청년들은 육체노동을 회피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IT기업이나 회계, 법률 등 최고급 서비스 직종에 취직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같은 직장은 한정적이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던컨 리글리는 “제로 코로나 폐기 이후 배달 등 서비스업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있으나 젊은 층들은 이 같은 육체노동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층들이 원하는 고급 서비스 업종은 일자리가 제한적인데 비해 저급 서비스 업종은 일자리가 많다“며 "이같은 불일치로 청년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정부 각종 대책 내놓아 : 국가 지도자들은 청년 실업률 증가의 위험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다.
지난 달 중국의 인적 자원 및 사회 보장부 왕샤오핑 부장(장관)은 “고용안정은 우리의 주요 정치적 책임"이라며 "청년층 고용 증가를 가장 큰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당국은 적극적인 초치를 취하고 있다. 일단 정부는 공기업에 올해 졸업생을 작년만큼 채용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 내각인 국무원도 지난 달 고용을 확대하고 고용주에게 더 많은 고용을 장려하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는 조치를 취했다.
◇ 21세기판 하방운동도 : 심지어 마오쩌둥 시대의 하방(시골로 내려가는 운동)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농촌에 내려가 농촌에서 일하면서 농촌을 활성화할 것”을 촉구했다. 21세기 판 하방운동이다.
직후 광둥성은 지난 2월 2025년 말까지 30만 명의 청년을 농촌 지역에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의 청년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1세기 IT로 무장한 청년들이 20세기 시골에 내려가 무엇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려 해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다.
중국 청년들이 계속해서 취업을 하지 못할 경우, 절망감이 쌓여 반공산당 세력의 중심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중국인들이 공산당 일당독재에도 공산당을 지지한 것은 경제발전을 이끌어 민생고를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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