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화 한 시간 만에 상품 기획"…유통업계, 인공지능 열풍

임현지 기자 2023. 5. 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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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AskUp! 레몬의 상큼함과 하이볼의 청량함을 담은 최고의 하이볼을 알려줘. 똑똑한 AI 챗봇 AskUp이 이 캔을 건네며 대답했어요. 'AskUp 레몬 스파클 하이볼'"

'챗GPT' 등장 이후 유통업계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다. 과일, 주류 등 먹거리부터 고객 맞춤형 화장품까지 AI를 거친 신제품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영주농협 부석APC에 설치된 AI 선별기 가동 모습. 사진=롯데마트 제공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최초로 'AI 선별 영주 소백산 GAP 사과'를 출시한다. 당도와 품질 검증을 토대로 소비자들에게 표준화된 과일을 선보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영주농협 부석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해 사과 당도와 품질을 이전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검증하도록 했다.

AI 선별 시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딥러닝 기반의 첨단 AI를 활용한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을 더해 선별 객관성과 정확도를 한층 높였다.

이 기술은 중량과 당도 외에도 품목별 특성을 반영해 수분 함량과 후숙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복숭아 등의 과류에서는 성숙 전 핵이 갈라지는 '핵할' 현상도 선별이 가능하다.

김동훈 롯데마트 과일팀 MD는 "우수한 품질의 과일을 선보이기 위해 각 산지 APC와 협업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물 중 하나가 AI 선별 사과"라며 "어떤 것을 골라도 맛과 품질이 균일하고 우수하다는 인식을 가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발굴하고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GS25는 주류 제조사 부루구루와 손잡고 AI를 활용해 만든 '아숙업 레몬 스파클 하이볼'을 이날부터 선보인다. 이 제품은 맛과 알코올 도수, 레시피, 디자인, 상품명, 가격까지 챗봇 서비스인 아숙업(AskUp)을 통해 만들어진 'AI 기획 하이볼'이다.

아숙업은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지난 3월 카카오톡 채널에 론칭한 국내 대표 챗(Chat)이다. 회사 측은 '맛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알려줘', '캔의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격대는?' 등 질문을 했으며, 아숙업의 대답을 바탕으로 제품을 제작했다.

이번 제품은 레몬향과 위스키의 오크향을 담았다. 캔 디자인도 민트색과 노란색을 교차로 적용해 상품의 맛을 색으로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아숙업 추천대로 만들어졌다. 알코올 도수는 5.5도이며 1캔 당 가격은 4500원, 3캔에 1만2000원이다.

한구종 GS리테일 음용기획팀 차장은 "21세기 주류MD는 이런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공지능이 그만큼 우리 일상에 가깝게 다가와 있다"고 말했다.

제조사 부루구루의 박상재 대표는 "이번 제품은 한 시간 만에 기획이 완료된 제품"이라며 "인공지능이 최적의 레시피와 디자인을 설계해 준 만큼 더욱 매력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뷰티업계는 AI를 활용해 개인화 시대에 한발 더 다가선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AI 기술 기반의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톤워크(TONEWORK)'를 공식 론칭했다.

톤워크는 AI 기반의 컬러 진단 알고리즘으로 정밀하게 얼굴 색상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이 주문 즉시 제품을 제조해 준다. 해당 기술은 세계 소비자 가전·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서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전 세계인의 피부 톤을 연구해 정교하게 설계한 150가지 색상에 개인의 기호에 따라 2가지 제형(글로우, 세미 매트)과 2가지 제품 타입(파운데이션, 쿠션)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해 총 600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용산에 위치한 본사 내 '아모레스토어'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오는 25일부터 7월19일까지 서울 마포구 롯데호텔 'L7홍대'에서 팝업 스토어도 연다. 이곳에서 직접 맞춤형 메이크업 서비스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AI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둘 수 있다"며 "향후에는 단순히 마케팅 수단을 넘어서 업무 효율화 측면에서 AI가 활발하게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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