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책소동' 하루 1000명 모였다…"축제로 연대 확인"

신재우 기자 2023. 5. 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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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저항을 할 거라면 투쟁보다는 축제처럼 하고 싶었어요."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플랫폼P)에서 열린 첫번째 북페어 '마포 책소동'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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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1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입주사들이 기획한 제1회 플랫폼P 북페어 '마포 책소동'이 개최됐다. 2023.05.13. shin2roo@newsis.com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기왕 저항을 할 거라면 투쟁보다는 축제처럼 하고 싶었어요."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플랫폼P)에서 열린 첫번째 북페어 '마포 책소동'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평소 좋아하던 출판사를 찾아온 사람부터 홍대입구를 지나다 우연히 찾은 이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모여들었다. 행사에 참여한 플랫폼P 입주 출판사들이 다시 한번 책에 대한 독자들의 애정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마포 책소동'은 말 그대로 소동과 같이 진행됐다. 플랫폼P가 개관 3년 만에 존폐 위기에 놓이며 한달여 만에 기획부터 개최까지 신속하게 이뤄졌다.

지난 3월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시설의 용도변경을 시사하며 입주 요건을 대폭 수정했고 입주한 출판사들에 위기가 찾아왔다. 마포구청은 시설을 '마포구 주민에게만 재계약을 허용한다'는 규정을 만들었고 신규 입주사도 선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입주사 중 절반 이상은 올해 7월을 끝으로 센터를 나가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에 입주사들이 행동에 나서며 기획된 것이 이번 '마포 책소동'이다. 입주사 23팀과 마포구 독립서점 6곳이 모여 부스를 만들고 책을 판매하는 새로운 북페어를 통해 이들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곳에 이렇게 많이 모여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현재 마포구청의 플랫폼P에 대한 용도 변경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첫 축제는 성공적이었다. 플랫폼P입주사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하루 1000여명이 센터를 방문했고 부스에 마련한 책의 재고가 소진된 부스도 속출했다.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 연대의 의미를 다시 확인했어요."

기획위원회의 일원인 서지형 큐레이터는 이번 일을 기획하며 "한 마음으로 함께 하는 힘"을 느꼈다. 그는 "0원의 예산으로 시작해 한 달도 안 되는 준비 기간 동안 축제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플랫폼P를 응원하는 마음과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방문객들을 보며 정말 가슴이 벅찬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포 책소동'은 방문객에게도 축제와 응원의 의미로 다가왔다. 평소 독립출판물을 즐겨 읽는 박모씨는 "좋아하는 출판사가 이번 북페어에 참가한다는 소식에 찾아왔는데 현장에 와서야 플랫폼P 입주사들이 위기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응원의 마음을 담아 책을 구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13일 서울 마포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서 입주사들이 기획한 제1회 플랫폼P 북페어 '마포 책소동'에 레모 출판사의 윤석현 대표가 참여했다. 2023.05.13. shin2roo@newsis.com


플랫폼P는 중소 출판사와 소규모 창작자들에게는 소중한 공간이다. 만화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를 비롯해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의 신작을 출간한 1인 출판사로 주목받은 레모 등 총 52곳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출판사와 창작자들은 센터를 지키기 위해 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협의회는 지난 4일부터 마포구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18일에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플랫폼P 운영 정상화와 출판문화산업 진흥을 위해 1600여명이 참여한 서명을 전달하고, 출판인 단체와 지역 정치인 등이 연대 발언에 나설 예정이다.

조현익 협의회 대표는 "플랫폼P의 역할은 전국의 우수한 출판인을 마포구로 끌어오는 것인데, 마포구민만 입주할 수 있다는 결정은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의 출판문화진흥 정체성은 물론 마포구 출판인과 지역산업 성장의차원에서도 심각한 손실"이라며 "마포구(플랫폼P)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마포구에 출판사 등록세를 내는 입주사마저 관내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차별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규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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