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 리더 에코비트…"폐배터리·토양정화로 제2 도약"

김은정/이유정 2023. 5. 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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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기업가치 5조 목표
2004년부터 18년째 환경 사업
태영그룹·글로벌 사모펀드 KKR JV로
매립·수처리·의료폐기물 소각 1위
코로나에도 매출 안정적 성장
지난해 영업이익률 19% 달해
2차전지 재활용·전자 스크랩
군부대 등 오염된 토양 정화 등
미래 먹거리 '찜'하고 사업 박차
국내 1위 종합환경 기업인 에코비트는 2026년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 5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18년째 환경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에코비트는 ‘미래를 위한 건강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혁 기자


국내 매립시장 1위, 공공 수처리시장 1위, 의료폐기물 소각시장 1위…. 종합환경 시장을 이끄는 에코비트의 수식어다. 2004년부터 18년째 환경 사업을 하는 에코비트는 2026년 기업가치 5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폐배터리와 토양정화 등 미래를 내다본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에코비트는 2021년 TY홀딩스의 TSK코퍼레이션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ESG가 합병해 출범했다. 수처리 사업에 강점이 있던 TSK와 폐기물 소각 사업 분야 강자인 ESG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국내 최대 종합환경 업체로 발돋움했다. 에코비트는 ‘환경’과 ‘지구의 궤도’를 합친 말이다. 미래를 위한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담아 사명을 지었다. 깨끗하고 건강한 선순환 구조의 미래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4개 사업 부문으로 나눠 전문성 강화

국내 환경 시장은 전통적으로 폐기물 시장과 하폐수처리 시장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소각, 매립 등의 다운스트림과 재활용의 업스트림으로 시장을 구분하는 추세다. 에코비트는 수처리·소각·매립 등 전통적인 다운스트림 산업을 기반으로 해 2차전지 재활용·토양정화 등 업스트림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에코비트 종합기술연구소 조감도


에코비트의 사업 부문은 그린(매립), 에너지(소각), 워터(수처리), 미래 사업(폐배터리 재활용, 토양정화) 등 4개로 구분돼 있다. 매출이 2020년 5755억, 2021년 6117억, 지난해 6426억원으로 매년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9%에 달했다. 코로나19와 금융 여건 등 국내외 다양한 변수에도 규모와 수익성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린 사업은 일반과 지정 폐기물 매립을 수행하면서 대기업을 포함해 약 2000개 고객사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국내 최다 매립장, 최대 용량을 보유하고 있어 매립 시장에서 명실상부 1위 사업자다. 경상권, 전라권, 충청권 등 전국에 걸쳐 8개의 매립장을 갖고 있다. 면적은 약 61만㎡, 허가 용량은 1563만㎥에 달한다. 단순히 폐기물을 매립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를 환경 기준에 맞게 처리하고 매립이 완료된 경사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표면을 다지는 유지보수 작업까지 맡고 있다. 매립장 주변에 냄새, 분진, 소음 등 피해가 없도록 위생적이고 안전한 폐기물 처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최근 한정된 국토 환경과 신규 매립장 조성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 기업들이 소각 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에코비트의 에너지 부문은 소각 사업을 담당한다. 소각 사업은 의료 폐기물과 산업 폐기물을 안전하게 소각시켜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사업을 말한다. 폐기물을 연료 형태로 가공해 SRF(고형연료)로 만들고, 이 연료를 이용해 열에너지 발전소를 운영하는 구조다. 국내에 총 14개 사업장을 갖고 있다. 에코비트는 단순히 폐기물을 태워 없애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소각 때 발생하는 증기를 인근 산업 현장에 공급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소각열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에코비트에서 증기를 공급받으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효과도 있다. 에코비트는 또 의료 폐기물 멸균처리 업체와 수집·운반 업체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으로 의료 폐기물 소각 사업을 수직계열화 했다.

워터 부문은 에코비트 창립 때부터 이어져 온 근간이다. 하폐수처리장을 비롯한 환경기초시설 운영관리 설계, 시공, 운영관리, 투자사업을 맡고 있다. 전국 750여개 환경기초시설을 운영·관리하며 처리 용량 기준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안산, 전주, 청주 공공하수처리시설과 경산 국가산업단지 폐수처리시설 등이 대표적이다. 자회사인 에코비트워터는 국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반달주리 정수장 시운전 사업에도 참여했다. 또 다른 자회사인 에코비트M&S는 하폐수처리에 필요한 전문 수처리 약품을 제조·유통하는 환경소재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폐배터리·토양정화 등으로 영토 확장

미래 사업 부문은 에코비트의 중장기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폐배터리와 전자 스크랩 등 폐기물에 축적된 금속자원을 회수해 재가공하는 재활용 사업과 군부대, 공공부지 등 오염된 토양을 되돌리는 토양정화 사업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금속자원 재활용을 맡고 있는 자회사인 에코비트프리텍은 2차전지 재활용 과정에서 전처리 공정에 해당하는 블랙파우더 제조를 주력으로 한다. 블랙파우더는 수명이 끝난 2차전지를 분리하고 분쇄해 검은 가루 형태로 만든 것이다. 에코비트프리텍은 블랙파우더 제조 과정에 고온 열처리 공정을 도입했다. 블랙파우더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스크리닝 공정을 고도화해 금속 회수율과 작업 안정성을 높였다.

에코비트프리텍은 2017년 2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시작한 이후 국내 2차전지 최다 처리 기록을 갖고 있다. 전기차 1만5000대 분량의 폐배터리를 처리했다. 수명을 다한 2차전지 운송부터 보관, 블랙파우더 생산까지 한 번에 가능하도록 한 데다 다양한 유형의 2차전지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게 핵심 경쟁력이다. 현재 2개 라인 기준 연간 7000톤(전기차 기준 약 3만대)의 블랙파우더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 팩 1만대 이상 보관이 가능한 공간까지 갖췄다. 향후 양극재 재활용 전용 라인을 설치하고 추가 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에코비트는 군부대 이전이나 대규모 재개발 때 기존 오염된 토양을 원인과 부지 특성에 맞게 정화하는 토양정화 사업도 하고 있다. 토양경작, 동전기, 화학적 산화, 토양 세척 등 최적화된 정화공법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일이다.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국내 최다인 5개 토양 반입정화장을 갖고 있다. 용산 유엔사부지, 충남 장항 제련소 등 대규모 토양정화 사업 수주를 통해 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최인호 에코비트 대표는 “수처리 사업으로 시작해 환경업의 기반을 다지고 , 매립 소각 자원 순환 등으로 확장하는 등 단계적으로 종합환경 업체로 성장했다”며 “외형적인 확대뿐 아니라 내부 경영 고도화를 위해 디지털 역량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코비트는 지주사인 에코비트와 각 계열사의 경력 공개채용을 오는 29일까지 진행한다. 모집 분야는 경영사무직(기획, 인사, 회계, 안전 등)과 기술직(환경, 전기, 기계설비 등)이다.

김은정/이유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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