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조폭 노조원'…경찰, '범죄단체조직죄' 첫 적용

수도권 14개 건설현장 돌며 1억 7천만원 갈취 혐의
조폭 출신 조합원 등 역할 분담해 갈취…'범단' 첫 적용

현직 조직폭력배 등이 포함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건설현장에서 금품을 갈취하다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이 건설현장을 돌며 건설사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조직폭력배 출신의 노조원들에게 처음으로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가입 혐의로 경인지역 한 건설노조 본부장인 A(50대)씨 등 7명을 구속 송치하고,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도 오산과 안양, 용인, 인천 송도 등 14개 건설현장을 돌면서 전임비와 복지비 명목으로 1억 7천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건설사를 상대로 자신들의 조합원이나 장비를 사용하라고 강요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확성기로 집회를 하거나 드론을 띄워 비산먼지 등 위법사항을 찾아낸 뒤 협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관할구청에 불법사항을 신고해 공사를 방해하는 한편, 자신들의 문신을 보여주며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30여년간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면서 현장소장 등을 지내는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조폭 출신인 B씨 등과 만나 2020년 노조를 결성하고 활동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갈취를 했다고 판단, 건설현장 불법 사건 최초로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현장 사정을 잘 아는 A씨와 조폭 출신인 B씨가 만나 노조를 결성한 뒤 조직적으로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돼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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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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