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남미서 급성장…불황해법 신흥국서 찾는다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3. 5. 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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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1분기 매출 10% 늘어
중동·아프리카 합쳐 분기 최대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 주효
이집트 텐스오브라마단에 위치한 LG전자의 TV·세탁기 공장 전경.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이례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전략적으로 신흥 시장을 공략하며 체질 개선을 한 덕분이다.

18일 LG전자 분기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1분기 중동·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에서 매출액 1조7493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중남미에서 10%, 중동아프리카에서 2.8% 각각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존 주력 시장인 한국에서는 6%, 유럽에서는 3% 역성장을 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러시아 등 CIS 지역에서는 전쟁 여파에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기도 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기존 주력 시장 부진에도 신흥국에서 활약하면서 1분기에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신흥국 지역 매출 성장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지난 2020년 4조7800억원 수준에서 이듬해인 2021년 6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6조5661억원까지 높아지면서 뚜렷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년간 연평균성장률이 11%를 상회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면 올해 LG전자의 중동·아프리카와 중남미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흥국 성장의 비결로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 꼽힌다. 지난해 중동·아프리카·중남미 지역에서 판매된 OLED TV 가운데 LG전자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또 LG전자는 시스템에어컨과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B2B(기업간거래) 영역에서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리미엄 수요 변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것도 도움이 됐다. LG전자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등에, 중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과 멕시코 등에 각각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지 프리미엄 마케팅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중동·아프리카 76개국 파트너사·미디어 등 약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밀착형 신제품 발표행사 ‘LG 쇼케이스’도 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직전 행사 대비 쇼케이스 참석자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신흥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에 대한 반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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