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M 뭐길래···새 회계제도 논란에 보험주도 출렁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의 영향으로 신고가 행진을 벌였던 보험주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언 이후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해상은 전장 대비 0.72% 하락한 3만4600원, DB손해보험은 1.18% 내린 7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해상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11일 장중에 52주 신고가(3만87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종가(2만9450원) 대비 31.4% 오른 것이다. 그러나 연고점을 경신한 직후인 12일 6.6% 급락하는 등 이날까지 4거래일 동안 8.7%(11일 종가 대비)가 빠졌다.
DB손해보험도 지난달 25일 장중에 52주 신고가(8만7400원)를 기록하는 등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12일부터 하락 전환했다.
이들 보험주가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상승세였던 것은 새 회계기준이 도입된 후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 회계기준에 따라 보험사별 연간 당기순이익이 3000억~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수천억원대 순이익을 거두던 대형 보험사는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12개 손해보험사가 새 회계기준에 따라 공시한 지난해 약식 재무제표를 보험연구원이 취합한 결과, 구 회계기준에서 4조7000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새 회계기준에선 7조1000억원으로 51% 증가했다.
그러나 이렇게 잘나가던 보험주는 ‘보험사가 실적을 부풀릴 수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지난 11일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라고 하자 다음 날 바로 하락 전환했다.
IFRS17에선 보험사가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산출할 때 손해율, 유지율 등 주요 변수를 자율적으로 예상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별로 CSM을 산출했고, 당기순이익이 수천억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자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CSM은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로, 이 수치가 클수록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가 산출한 CSM이 적정한지 검토하고, CSM 산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DB생명보험, KB라이프생명에 대해 수시 검사에 착수했다.
시장에선 새 회계제도가 안착하기까지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 발언 이후) 이미 결정된 CSM에 대한 불신이 주가에 반영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라며 “당국의 기준 강화로 각 사의 CSM이 10% 하향 조정된다면 연간 이익은 3%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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