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신사유람단" vs "특례적 기회"… '오염수 시찰단' 공방

정무위 전체회의 여야 공방…국무1차장 “17일 시찰 범위·일정 등 확정”

여야가 국회 정무위원회의 17일 전체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활동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측 정무위원들은 시찰단 활동에 대한 한일 간 입장차 등을 지적하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구한말 일본 제국에 파견된 조사 시찰단을 거론하면서 “이번 시찰단이 ‘21세기 신사유람단’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도 “국민들 보기에는 유람단 수준으로 이번 정부의 검증단이 가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진짜 독하네’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의 현재 상황에 관한 브리핑 형식의 설명회다, 이렇게 일본에서 주장하는데 이것에 대해서 실무협의 과정에서 항의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항의보다는 저희도 외교부에서도 사실상 검증이라는 표현을 썼고 외교적인 발언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면서 “실제 실무협의 단계에서는 ALPS를 당연히 포함한다”고 답했다. 박 1차장은 또 “오늘 오후 화상으로 실무협의를 이어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구체적 현장 시찰 범위라든지 일정 등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게 정해지면 구체적인 실천안 구성이라든지 활동 계획도 확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1급 시설에 들어가는 사람은 1주일 전에는 명단 통보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이와 대조적으로 여당인 국민의힘 측 위원들은 시찰단 자체를 한일관계 회복에 따른 성과로 평가하면서 국민 우려가 없도록 빈틈없는 계획 수립 및 활동을 당부했다.

송석준 의원은 “아무래도 이번에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면서 국민적 우려가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서 정말 국가 간의 협력 차원에서 (일본 측이) 이렇게 어쩌면 특례적인 이런 기회를 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민주당 의원들의 일본 방문에 대해선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외교에 악영향을 주고 국민에게 과도한 부담감을 주면서 마치 새로 쟁점화하려는 것, 그런 정말 문제 있는 행태는 지양해야 하는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윤한홍 의원은 “정치적으로 괴담 만들기 아주 좋은 아이템”이라면서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서 토론하고 점검할 항목을 하나하나 준비해서 완벽하게 해서 가야지, 가서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그게 괴담이 되는 것”이라고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