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인간의 지적 노동까지 넘볼수 있다”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는 ‘챗GPT’와 같은 생성 인공지능(AI)에 대한 논의 역시 이어졌다. 뇌과학 전문가인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17일 ‘인공일반지능(AGI)을 향한 발걸음: 위험과 기회’라는 주제로 챗GPT를 비롯한 AI 기술 발전의 역사와 앞으로의 주요 화두에 대해 강연했다.
김 교수는 “AI 개발은 시각 정보를 인지하는 것과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두 가지 방향의 AI로 나뉜다”고 했다. 초창기 AI는 수많은 이미지를 투입해 관련 개념을 학습시키는 수준이었지만, 이미지를 학습하는 것만으로는 챗GPT와 같이 인간의 회화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 2017년 구글이 개발한 알고리즘 ‘트랜스포머’다. 수천억 개에 달하는 문장을 학습하며 단어와 단어 사이의 위치 관계를 파악해 확률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cat(고양이)이라는 단어 앞에 cute(귀여운)라는 단어가 있으면, cat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확률적으로 분석하는 식”이라며 “이런 분석을 모든 단어에 적용해 최적의 의미를 찾아내고, 다음에 무슨 문장으로 이어질지 예측하는 것이 챗GPT와 같은 생성 AI의 원리”라고 했다.
현재 AI 관련 기술은 인간이 입력한 텍스트를 이미지나 영상으로 바꾸는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다.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지난해 3월 출시한 ‘DALL·E’는 풍경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문장을 입력하면 이를 이미지로 생성한다. AI 스타트업 런웨이 리서치가 올해 3월 출시한 AI ‘gen-2′는 기본이 되는 영상 없이도, 문장을 입력하면 해당 내용을 동영상으로 바꿔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처럼 자체적으로 정보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성형 AI가 인간의 존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대부분의 상품이 양산 가능하지만, 그림이나 디자인·글쓰기와 같은 인간의 지적 노동은 양산이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생성 AI나 챗GPT는 인간의 지적 노동도 양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것이 AI로 인해 나타난 가장 큰 변화”라고 했다. 이어 “현재의 AI 열풍은 근사한 10층짜리 건물을 지었지만, 각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하중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외견만 보고 이를 100층으로 확대하자는 것과 같다”며 “생성 AI에 의해 인간의 화이트칼라 직군 노동이 대체되는 시대에 인간의 경쟁 우위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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