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레이커스, 요키치의 ’요당탕탕‘ 막아낼까?

김종수 2023. 5. 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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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잘싸운 레이커스, 요당탕탕은 계속해서 통할 수 있을까?‘ 17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볼 아레나서 있었던 2022~23 NBA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에서 덴버 너기츠가 LA 레이커스를 132-126으로 꺾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제는 리그 최고의 선수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니콜라 요키치(28‧211cm)가 34점 21리바운드 14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올 시즌 플레이오프 6번째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자말 머레이(31점 3점슛 4개 5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또한 폭발력을 보여주며 요키치와 함께 터졌다. 플레이오프 들어 괴물모드에 더욱 불이 붙은 요키치에 더해 머레이까지 포효하면 필승이다는 덴버 승리 공식이 다시금 입증됐다.


비록 아쉽게 경기를 내주기는했지만 레이커스의 저력 또한 엄청났다. 적은 점수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요키치, 머레이 동반 활약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역전승도 기대할만한 경기 내용이었다. 이제는 팀내 1옵션이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닌 앤서니 데이비스(40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가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르브론 제임스(26점 12리바운드 9어시스트) 또한 클래스를 보여줬다.


덴버가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전반을 장악했다는 부분이다. 덴버는 초반부터 무섭게 몰아붙이며 1쿼터를 37-25로 장악했다. 레이커스가 8개의 리바운드에 그치는 동안 무려 22개를 잡아냈고 야투율 또한 50%에 달하는 등 완벽한 시동을 걸었다. 2쿼터에서도 기세는 이어졌고 72-54로 전반을 크게 앞섰다.


문제는 후반이었다. 레이커스는 맹렬히 추격했고 4쿼터 막판 3점차까지 추격했다. 덴버를 응원하는 팬들 입장에서는 역전패의 두려움을 느낄만한 상황이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않은 덴버가 1차전을 잡아내기는했으나 끝까지 이어진 레이커스의 추격에 진땀을 빼야만했다. ‘2차전부터가 진짜 승부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시리즈의 승패를 좌우할 가장 큰 요소는 역시 ’요키치가 미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다. 앤서니 데이비스, 제이슨 테이텀, 지미 버틀러 등 이번 플레이오프들어 각팀의 핵심선수들이 펄펄 날고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시 요키치다.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 우승까지 내달려 파이널 MVP까지 받게된다면 요키치의 위상은 그야말로 역대급으로 뛸 것이 분명하다.


어쨌거나 요키치가 현재의 활약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경우 덴버가 파이널에 올라갈 공산이 크다. 반면 레이커스가 요키치를 평균이하 수준으로 묶는다면 승패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덴버 농구에서 요키치에 대한 의존도는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 레이커스는 르브론과 데이비스의 원투펀치가 각각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등 풍부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식의 농구가 가능하다.


이같은 부분은 이미 1차전 후반부터 조금씩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레이커스가 큰 점수차를 따라붙으며 경기를 접전으로 끌고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요키치 수비가 되기 시작한 부분이 크다. 레이커스 다빈 햄 감독은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부터 요키치를 잡을 전용 비밀병기에 관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상대방을 혼란시키는 흔한 멘트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지만 실제로 해당 선수는 존재했으니 바로 하치무라 루이(25‧203cm)였다. 루이는 골든스테이트와의 2라운드 시리즈에서도 레이커스 전술변화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 바 있다. 덴버와의 1차전에서는 더욱 큰 역할을 해주었다.


요키치는 빠르고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큰 사이즈와 힘을 이용해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것으로부터 공격을 시작한다. 거기에 테크닉과 패싱능력이 워낙 빼어난지라 리그에서 알아주는 빅맨들도 미스매치를 만들어버린다. 더욱이 최근에는 덩치크고 힘좋은 빅맨보다는 날렵한 빅맨들이 대세라 요키치의 파워를 감당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하치무라는 이른바 몸빵(?)에서부터 요키치에게 쉽게 밀리지않았다. 어느 정도 몸싸움에서 버티어주고 디나이 디펜스까지 열심히해주자 요키치도 전반과 달리 마음껏 활개치기 쉽지않아졌다. 그렇게되자 데이비스의 활동량이 살아났다. 데이비스의 무서운 점은 전방위 도움수비에 있다. 요키치에게만 묶여있으면 그러한 장점을 살리기가 어려워지는데 하치무라의 활약에 더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 수 있었고 쉼없는 도움수비를 통해 덴버 포스트를 괴롭혔다.


활동량이 넓어진 데이비스로 인해 덴버의 컷인플레이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했다. 사실상 후반전은 레이커스가 우세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버가 승리를 가져간데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꾸역꾸역 득점과 패스를 성공시키는 요키치의 이른바 ’요당탕탕(?)‘ 플레이 덕이 컸다.


‘저게 왜 들어가?’, ‘저런 플레이가 가능하단 말이야?’라는 말이 터져나올만큼 중심을 잃은 상황이나 어려운 타이밍에서도 리드를 뺏기지않는 공격공헌도를 가져갔다. 어쨌거나 레이커스의 후반전 대추격은 레이커스 팬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1차전 후반전 때의 전술과 플레이를 2차전 처음부터 가져간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물론 처음부터 쓰기에는 약간의 위험부담도 있다. 하치무라는 튼튼하고 부지런하기는 하지만 노련미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종종 노출한다. 전반전 체력적으로 쌩쌩한 요키치를 막다가 일찌감치 파울이 누적되어버리면 정작 중요할 때 쓰지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데이비스를 최대한 자유롭게 풀어주는 가운데 하치무라를 비롯한 다수의 선수들로 인해전술을 구사하는 전략도 예상되고 있다.


물론 덴버 역시도 후반전 상황을 복기하면서 충분한 대비를 가지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요키치의 공격비중을 줄이고 다른 선수의 활용도를 늘릴 수도 있다. 과연 레이커스는 알고도 못막는 요키치의 목에 방울을 걸수 있을까. 이제 막 1차전이 끝났음에도 양팀의 승부는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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