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취소 아쉽지만 `진짜5G` 실패 아니다"

2018년 통신 3사에 할당했지만
기지국 설치의무 이행 안해 취소
"28㎓ 서비스할 사업자 찾을것"
"단통법 존폐여부, 종합적 검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17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정부 출범 1주년 성과와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17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종호 장관(가운데), 오태석 1차관(오른쪽), 박윤규 2차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이종호 과기부 장관 취임 1년

이종호(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정책을 실패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이동통신 3사에 대해 할당을 취소하게 돼 아쉽지만, 서비스를 제공할 사업자 발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17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념 간담회를 갖고 5G 28㎓ 주파수 정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2018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에 5G 3.5㎓와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당초 약속한 각 대역별 기지국 설치 의무조항을 이행하지 못해 지난해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할당이 취소됐다. 지난 12일에는 SK텔레콤에 대해서도 할당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5G 28㎓ 주파수를 이용해 서비스를 할 사업자가 사실상 전무해지면서 정부 정책이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8㎓ 주파수는 LTE보다 20배 빠른 '진짜 5G'로 불리며 5G 품질 개선의 핵심 주파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에 취약하다 보니 기지국을 훨씬 촘촘하게 설치해야 해 인프라 투자 부담이 큰 문제가 있다. 반면 활용분야가 마땅치 않다 보니 통신사업자들이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장관은 "28㎓ 주파수가 활성화됐어야 했는데 취소 단계에 들어 아쉽다"며 "정부 혼자 한 게 아니라 기업과 합의해 진행한 만큼 정책 실패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선을 긋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28㎓ 주파수를 할당하고 실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 일부 국가에서는 설치해서 효과도 검증해서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 28㎓ 주파수를 활용해 하이브리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를 발굴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10년 전 제정된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개선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현재 단통법 성과와 한계 등을 논의하는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폐지하겠다, 유지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최근 청년, 시니어 전용 요금제와 다양한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돼 고물가 시대에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통신시장의 실질적이고 활발한 경쟁이 이용자 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반기 중 관련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연내 개청을 목표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우주항공청 신설에 대해선 "야당에서 관련 법안을 별도로 낸 만큼 5월 중 상임위가 열릴 수 있게 여야 의원에게 부탁드리고 있다"며 "가능한 연내에 개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법안 통과를 대비해 내부적으로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과기정통부는 국가의 내일과 미래를 준비하는 부처로, 첨단 과학기술과 디지털 혁신이 국민을 더 자유롭게 하고 대한민국의 비약적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과기정통부는 정부 출범 1주년 10대 성과로 누리호·다누리 개발 성공, 국산 초거대 AI(인공지능) 경쟁력 강화,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 디지털 신질서 확산, 국민의 통신요금 선택권 확대 등을 꼽았다.

이 장관은 "우리 손으로 개발한 누리호와 다누리 발사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코로나로 지친 국민께 희망을 드렸고, 우주경제 시대로의 첫발도 내딛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어 "부임 다음 달 누리호 2차 발사를 앞두고, 잘못되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았고 심리적 부담도 컸다"면서 "발사에 성공했을 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가볍고 좋았다"고 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