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영국학자 ‘후쿠시마 오염수 마시겠다’는 전적 개인의견”
최근 방사능 분야를 연구하는 영국 원로학자가 방한해 “정화 처리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ℓ를 마실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와 관련한 국민적인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감안한 설명으로 보인다.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해당 발언을 한 웨이드 앨리슨 교수는 평소에 방사능 안전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여러 가지 책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인 앨리슨(82)은 40여년 간 입자 물리학과 방사능 분야를 연구한 학자다. 그는 지난 15일 한국원자력학회와 과기정통부 유관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행사에 나와 “다핵종 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물을 1ℓ 마신다고 해도 방사능 수치가 자연적인 수치와 대비해 80% 추가로 오르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해양 방류는 가장 쉽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라고 일본의 방침을 거들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알프스로 정화해 저장한 물의 66%는 방사능 기준치를 넘는 게 문제다. 많게는 기준치의 1만9000배나 웃돈다. 이 같은 수치는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하는 도쿄전력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우려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앨리슨 교수 발언이 오염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 시찰단을 일본에 파견하려는 현시점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과 관련해 “시찰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는 외교부를 통해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어느 전문가가 일본에 갈지는 선정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찰단 파견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서는 외교부와 국무조정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양수산부, 과기정통부 관계자 등이 대표단을 구성해 일본 정부와 협상을 하고 있다.
한편,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사업자가 없어진 28㎓(기가헤르츠) 주파수에 대해 “(새로운) 사업자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8㎓ 주파수가 취소되는 단계에 접어들어 아쉽다”면서도 “기업과 합의해서 시작한 사업인데 정책 실패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2일 SK텔레콤에 대해 5세대(G) 이동통신 28㎓ 주파수 할당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달 말까지 기지국 1만5000개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건을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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