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정치질문 안받나요?…정치중립에 갇힌 교사에 묵직한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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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교사들에게 부여한 '정치적 중립성'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제주한라대학교 이정원 방송영상학과 교수가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을 다듬어 출간한 '회색교실-교사는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이하 회색교실)라는 책이다.
저자는 국가가 교사들에게 부여한 '정치적 중립성'을 비판적으로 분석, 성찰한다.
필자는 "정치적 중립성은 정권이 교사들을 통제하는 지배 양식"이라며 "교사들은 '중립성'의 경계선을 굵게 긋고 스스로 정치적 자율성을 스스로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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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종수 기자 = 국가가 교사들에게 부여한 '정치적 중립성'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제주한라대학교 이정원 방송영상학과 교수가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을 다듬어 출간한 '회색교실-교사는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이하 회색교실)라는 책이다.
회색교실에는 저자의 교육 현장 경험과 사유, 연구의 결과가 녹아있다. 저자는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교육홍보담당과 정책 소통관으로 일한 바 있다.
목차는 총 10개로 △아이들의 '질문'이 '정치'다 △'정치 중립'의 진짜 모습-반공주의·'시장인간' 육성 △정치 중립에 묶이면 '다름'이 두렵다 △낡은 정치 중립의 민낯, '가만히 있으라' △인공지능보다 '한 명의 사람'이 중요하다 등이다.
저자는 국가가 교사들에게 부여한 '정치적 중립성'을 비판적으로 분석, 성찰한다. 필자는 "정치적 중립성은 정권이 교사들을 통제하는 지배 양식"이라며 "교사들은 '중립성'의 경계선을 굵게 긋고 스스로 정치적 자율성을 스스로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교사들이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정치 경계를 넘나드는 아이들의 다양한 질문과 문제를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질문이 없다'는 것"이라며 "교사들은 정치 중립을 이유로 정치를 회피하는 것에 익숙하다. 정치적 쟁점이 담긴 다양한 사회 문제, 변화에 대한 질문이 실종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챗GPT 등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 방향성 또한 정치를 배제하는 낡은 '정치 중립'을 극복하는 데에서 모색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인공지능보다 '한 명의 사람'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인공지능과 구별되는 인간의 고유 본성, 정의와 공감 능력, 윤리·연대의식, 인권, 예술적 감수성 등으로 인공지능과 공존하고 인공지능을 공공적 성격에 맞게 통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래는 인류를 교육 역사의 첫 번째 질문으로 돌아가게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다"라며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덕성을 두텁게 하며 걸어가야 한다. 아이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양극화와 인권, 안전, 건강 등 지구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양극화와 다문화, 인공지능, 학교폭력, 학생 인권 등이 모두 정치적인 문제라고 주장한다. '가만히 있으라'로 상징되는 세월호 참사의 기반에도 질문이 없는 정치 중립의 문제가 있다고 규정한다.
저자는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이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시민', '정치하는 시민'이 되지 못하면 아이들에게 내재한 다양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래 교육으로 갈 수 없음을 강조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저자는 교사 양성 제도를 개선해 예비 교사 때부터 세계 시민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 교사가 정치 주체로서 시민사회와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사회학 석·박사를 받았다. 제민일보, 제주도민일보 기자로 근무했으며 교육청에서도 근무했다.
현재 제주한라대학교 방송영상학과 교수 겸 제주와미래연구원 부설 ‘제주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회색교실-교사는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 이정원 글 / 한그루/ 1만1000원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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