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곡물협정 만료 하루 앞…공은 러시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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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곡물협정 만료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장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양측을 중재해 온 유엔이 원만한 합의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하고 러시아산 식량 및 비료 수출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곡물협정이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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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자국 농산물 수출 이유로 SWIFT 복귀 요구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곡물협정 만료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장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양측을 중재해 온 유엔이 원만한 합의를 거듭 촉구했다.
로이터·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곡물 협정이 세계 식량 가격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며 "협상에 관여하는 모든 당사자들이 각자의 책임에 부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두자릭 대변인은 "협상이 다양한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묘한 단계에 온 게 분명하다"며 극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협상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자릭 대변인은 이날 선박 한 척이 우크라이나 항구에 남아 흑해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다른 한 척은 전날 튀르키예로 복귀하고 있으며 다섯 척은 튀르키예 해역에서 출항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들을 봉쇄하면서 세계 식량 위기가 촉발됐다.
이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하고 러시아산 식량 및 비료 수출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곡물협정이 체결됐다.
또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선박을 관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로 구성된 공동조정센터(JCC)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설립했다.
유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곡물협정 체결 이후 지금까지 약 3025만톤(t)의 농산물을 수출했다. 수출 농산물의 50%는 옥수수, 28%는 밀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60만톤가량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에 원조됐다.
체결 당시 120일 기한이었던 협정은 지난해 11월 120일, 올해 3월 60일씩 연장돼 오는 18일 만기를 앞두고 있다. 추가 연장을 위해 지난주 JCC 회원국들이 파견한 고위급 인사들은 이스탄불에서 만나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자국의 식량 및 비료 수출에 걸림돌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협정 체결 당시 유엔은 3년간 러시아산 농산물 수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관련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는 게 러시아의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측 요구 사항과 관련해 아직도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들이 많다"며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원할한 자국산 농산물 수출을 위해 △ 러시아농업은행(Rosselkhozbank)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를 허용하고 △ 러시아 선박·화물의 보험가입 및 항만접안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 비료 수출에 필요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을 재가동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미국은 이같은 러시아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자국산 곡물과 비료를 수출해 왔다"고 지적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JCC에 "오는 18일까지 곡물협정 연장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신규 선박의 흑해 통과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협정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어떠한 선주나 보험회사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계속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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