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거포’→‘공갈포’→‘해결사’…KT 문상철의 변신
컨택 능력 개선·수비력 키우면서 팀의 간판 타자로 존재감 과시
만년 ‘유망 거포’였던 KT 위즈의 창단 멤버 문상철(32)이 뒤늦게 꽃을 피우며 부진의 늪에 빠진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문상철은 지난 12일 롯데전서 연장 10회 시즌 첫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팀을 6연패 늪에서 구출한 데 이어 16일 LG와의 원정 경기서 4대4로 맞선 3회 역전 투런포를 날려 12대7로 역전승을 거두는 데 앞장섰다. KT가 초반 대량 실점하며 자칫 3연패 늪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순도 높은 홈런을 기록했다.
문상철은 2014년 신생 KT에 2차 특별지명 11순위로 입단한 창단 멤버다. 장타력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첫 시즌 퓨처스리그서 홈런 14개, 2015시즌 15개, 2016시즌 17개를 쏘아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2017년 상무에 입대해 퓨처스 남부리그에서 타율 0.339, 125안타, 36홈런, 101타점, 82득점, 장타율 0.696, OPS 1.091를 기록, 퓨쳐스리그 최초 ‘3할대 타율·30홈런·100타점’의 대기록을 세웠다. 2018년에도 2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문상철의 이름 앞에는 ‘거포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1군 무대에서의 활약은 신통치 않았다. 매 시즌 50경기 안팎 1군 무대에 주로 대타로 나섰으나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74경기를 뛴 2020년 타율 0.260, 8홈런, 25타점이 최고다.
파워에 비해 컨택 능력이 떨어졌고 무엇보다 수비력이 문제였다. 교체 출전을 하면서 타격감을 유지 못한데다 당초 3루와 외야수, 1루수로 교체 투입됐지만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1군 무대에 설 기회가 많지 않았다.
특히 1루 포지션서 후배 강백호와 선배 박병호라는 걸출한 두 타자가 버티면서 투·타 모두 이들을 넘지 못하다 보니 만년 ‘거포 유망주’에서 1군 무대서는 ‘공갈포’의 오명까지 썼다.
그러나 이번 시즌 주전들의 줄부상과 타선의 부진으로 출장 기회가 자주 찾아왔고, 문상철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4월 주로 교체 출전해 타율 0.250, 1홈런, 5타점으로 평범했으나, 박병호가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5월 들어 선발 자리를 꿰차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문상철은 5월 들어 16일 LG전까지 10경기를 치르며 타율 0.425, 3홈런, 8타점으로 타율을 팀내 최고인 0.353으로 끌어올렸다. 아직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높은 타율이다.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문상철이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고, 16일 경기 후 베테랑 거포 박병호도 “오늘 승리에 (문)상철이가 큰 역할을 했다. 필요할 때 한방을 해줄 선수”라고 수훈선수로 꼽았다.
이제 문상철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확실하게 살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팀도 살리는 ‘간판 타자’로 서서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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