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NL 앞두고 합류 늦어진 세사르 감독 공백, 대표팀을 향한 우려의 시선

이정호 기자 2023. 5. 17. 15: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어드바이저를 맡은 김연경이 16일 오후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2023.5.16 연합뉴스



지난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한국여자배구대표팀 미디어데이. 대표팀 훈련을 이끌고 있는 한유미 코치는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앞두고 애써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지만, 사령탑 부재 속에 자신의 위치에서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는 진땀을 빼야 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한 코치는 “아직 감독님을 만나지 못해 전술이나 전략을 다 알지는 못한다.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선수들한테 듣고, 그런 부분에 맞춰 훈련한다”고 했다. 그는 또 “감독님이 없는 상황에서 김연경 어드바이저를 통해 세계적인 배구 추세를 이러하고, 외국인 감독은 훈련할 때 어떤 식으로 하는지 등을 도움받는다”고도 했다.

감독 리더십 부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대표팀 훈련을 이끌고 있는 한 코치는 물론 어드바이저로 합류한 김연경도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지만 지도자로서는 ‘초보’다. 심지어 둘 모두 지난해 대표팀 일정에서는 없었던터라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하지 못했다. 한 코치는 “일단 VNL에서의 성적과 목표에 대해 전체적으로 얘기한건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주차마다 1승씩을 거두고 싶다. 선수들, 팬들, 외인 코칭스태프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모호하게 답해야 했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어드바이저를 맡은 김연경과 한유미 코치가 16일 오후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5.16 연합뉴스



대표팀의 감독 공석 상황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다. 현재 대표팀은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이 이끌고 있다. 도쿄올림픽 4강 진출을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후임으로 2021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곤살레스 호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 김연경,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주축 선수들이 은퇴한 대표팀 전력 공백 때문이다. 세대교체에 돌입한 대표팀은 지난해 VNL에서 대회 출범 이래 최초로 ‘전패·무승점’ 예선 라운드 최하위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어 열린 세계선수권 조별리그에서도 연패가 이어지다 최종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겨우 승리했다. 곤살레스 감독 부임 이후 16연패 끝에 올린 승리였다.

국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한국 여자배구 위기 상황에서 내년 파리올림픽 본선행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2023년을 잘 넘겨야 한다. 여자배구는 VNL 이후 9월부터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파리올림픽 세계 예선,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연이어 치른다.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도전은 물론 올림픽 출전도 놓칠 수 없다. VNL은 첫 단추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표팀 훈련에서 곤살레스 감독은 수석코치를 맡고 있는 소속팀 바키프방크(튀르키예) 일정 때문에 팀과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에는 5월 중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튀르키예 지진으로 길어진 소속팀 일정으로 미뤄지다가 결국 취소됐다. 세자르 감독은 VNL 첫 일정을 앞두고 전지훈련이 예정된 안탈리아에서 합류한다. 곤살레스 감독이 코칭스태프와 라이브 화상 및 비디오를 통해 훈련 내용을 공유한다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어드바이저를 맡은 김연경이 16일 오후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2023.5.16 연합뉴스



특히 곤살레스 감독은 지난해 16연패를 당하는 동안 자신만의 배구 컬러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등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찍혔다. 또 감독 커리어가 처음인 곤살레스 감독이 선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이번에도 대표팀을 새로 채운 선수들을 점검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릴 시간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지진으로)미뤄진 일정 여파로 곤살레스 감독의 합류가 늦어졌지만 향후 일정에서 이런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