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영업이익 반토막…반도체 한파 영향

박채영 기자 2023. 5. 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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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환승센터 주변 불이 켜진 증권회사 건물 주변 도도를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622개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97조3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9%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순이익은 18조842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7.6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5조1657억원으로 52.75% 줄었다.

1분기 순이익률은 2.70%로 전년 동기(6.75%) 대비 4.05%포인트 급감했다. 기업들이 지난해 1분기에는 1만원어치를 팔아 675원의 순이익을 남겼다면, 올해는 1만원어치를 팔아 270원을 남기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제공

순이익 기준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증가했다. 분석 대상 기업 622곳 중 1분기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470곳(75.56%)으로 전년 489사(78.62%) 대비 19곳 감소했다. 적자기업은 133곳(21.38%)에서 152곳(24.44%)으로 증가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연결부채비율은 114.85%로 지난해 말 대비 2.2%포인트 증가했다.

17개 업종 중에서 기계,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등 3개 업종에서만 순이익이 증가했다. 나머지 업종들은 모두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가 지속됐다. 특히, 전기전자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28% 감소했다. 의료정밀업은 적자전환했고, 전기가스업은 적자가 지속됐다.

상장사들의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급감한데는 업황 악화로 반도체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6401억7800만원)과 순이익(1조5746억원)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5.47%, 86.10%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과, 2조58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비중이 큰 반도체 기업이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 전체 상장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업은 2분기까지 부진이 예고된 만큼, 하반기나 가서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1분기 수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며 “중국 리오프닝이 시작되면 2분기에는 상장사들 실적도 조금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의 1분기 실적도 악화됐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12월 결산 1115곳개 코스닥 법인의 1분기 연결기준 67조603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조4902억원과 2조4950억원으로 각각 42.2%, 26.3%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금융사들은 호전된 실적을 거뒀다. 금융업 42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7%), (10.94%) 증가했다. 증권(41.98%)와 보험(19.25%)의 순이익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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