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램 감산 없다" 외친 삼성·SK···이유는 '꺾이지 않는 가격'
전 세대 제품과 가격차 10배까지 벌어져
DDR4·DDR5 현물가도 '디커플링'
삼성·SK 구형 제품 위주 감산 진행
차세대 D램 신제품도 앞다퉈 내놔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둔화로 큰 폭의 가격 하락을 겪고 있는 D램 시장에서 고부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제품의 가격은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이나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일부 고부가 제품은 전 세대인 DDR4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10배 이상 높게 형성됐다. 이러한 가격 차는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하반기 실적 반등의 승부수로 DDR5를 포함한 차세대 D램을 꼽고 빠른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버용 고용량 제품인 128기가바이트(GB) DDR5 모듈 판매 가격은 1000~1200달러 선에 형성됐다. 기존에 판매되던 전 세대 제품인 DDR4 64GB 모듈 제품의 가격은 100~12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세대 간 제품 가격 차이가 10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DDR5 D램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발표한 최신 D램 규격으로, DDR4 대비 2배 이상 개선된 성능을 갖췄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제품 가격이 캐시코스트(원가에서 고정비 등을 제외한 것) 이하 수준이라면 신제품은 원가가 기존 제품의 2배가 들어도 영업이익률이 50%가 된다”고 말했다.
DDR5 D램 제품의 현물가도 상승하는 추세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DDR5 16GB 제품의 현물가는 4.144달러로 지난달(3.921달러) 대비 5.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DDR4 8Gb 현물가는 한 달 만에 1.618달러에서 1.551달러로 4.1% 하락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당일 이뤄진 거래가격을 표시하는 현물가는 매매심리를 즉각 반영한다는 점에서 D램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쓰인다.
현물가 상승 분위기를 고려하면 고정거래가격도 선방 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재고가 많은 DDR4와 달리 DDR5 공급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서버용 DDR5 32GB 제품의 2분기 가격 전망치를 올해 초 75달러에서 지난달 80~90달러로 올려 잡았다.
사상 최악의 메모리 반도체가 불황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를 비롯한 고부가 D램 제품 수요가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실적 반등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높은 가격에 더해 AI 산업 발전과 데이터센터의 CPU 교체 주기가 맞물려 수요도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메모리 감산에 돌입한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재고가 충분한 DDR4를 중심으로 감산을 진행하고 있다. 감산 계획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난이도가 높은 선단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제약에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며 “고부가 제품에 대한 생산량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DDR5 128GB이상 고용량 서버 모듈 매출은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D램 시장에서 DDR5 비중은 작년 3%에서 올해 12%까지 성장하고 내년에는 27%까지 상승해 DDR4(23%)를 넘어설 전망이다.
DDR5를 비롯한 차세대 D램 개발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12일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했다. 차세대 인터페이스인 CXL을 적용해 용량을 8~10배 가까이 늘릴 수 있어 효율적인 메모리 활용과 데이터센터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SK하이닉스도 최근 D램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현존 최고 용량의 24GB를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공개하고 상반기 내 양산을 앞두고 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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